[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혹시 뭐, 듣고 싶은 노래 없으세요? ‘너의 의미’? 그건 아이유 노래 아닌가?(웃음)”
아이유는 ‘너의 의미’를,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은 ‘회상’을, 김필은 ‘청춘’을 다시 불렀다. 시간을 건너뛰어 20대 후배가수들이 옛 노래를 부르자, 음원 차트엔 산울림 김창완의 노래가 심심치 않게 오르내렸다. 최근 몇 해 사이의 일이다.
김창완의 새 노래가 나왔다. 묵직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곡엔 김창완이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있다. 지난 14일 서울 연남동의 한 북카페에선 김창완의 새 디지털 싱글 ’시간‘의 노래가 울렸다. 5분 길이에 달하는 긴 노래, 가요시장의 변화에 발 맞춰 처음으로 내놓은 ‘디지털 싱글’로 산울림의 서정적인 정서가 짙게 밴 노래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이가 들수록 가족, 사물, 제 주위의 것에 몰입하게 된다는 가설이 있다”며 “여지껏 했던 노래 중에 시간과 인생에 대한 곡이 서너곡 있었다. 스물일곱에 만든 ‘청춘’엔 세월을 담았고, 그 이전 스물셋넷 쯤엔 ‘내 방을 흰색으로 칠해주오’라는 노래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예순이 넘어 인생을 관조하는 노래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내 아들이나 가까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담은 노래로, “예순 둘의 나이에 쓴 ‘청춘’”이라고 김창완은 새 노래 ‘시간’을 설명했다.
김창완이 이 노래를 작업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젊은 세대를 통해 자신의 노래가 다시 불리며 돌아보게 된 ‘초심’이었다. “이 곡은 저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해요.”
그는 “지금까지 김창완 밴드는 산울림과 다른 음악적 성격을 구축하길 바라는 조급함에 몇 년째 펑크적인 음악을 내왔으나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지난 몇 해 사이 문화 흐름의 중심에 선 젊은 세대 사이에서 김창완의 노래가 다시 불렸다. 아이유의 입을 통해, 장범준 김필을 통해서다. 김창완은 “젊은 세대들이 산울림의 노래, 옛날 사랑 노래를 부르고 찾아 듣는 것을 보면서 ‘넌 대체 뭐하는 거니,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니’라고 자문하고 질타했다”며 “이들을 보며 반성하게 됐다. 노래로 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잡고, 초심을 찾기 위해 낸 앨범”이라고 말했다.
“산울림이 유행어처럼 회자되기 시작한 건 어른들로부터 나온게 아니라 젊은이들 스스로가 그들의 과거를 발굴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복고 열풍은) 문화적 주도권을 지닌 젊은 세대들이 그 원류를 찾고 찾아 다니다 발견한 것이고, 그래서 산울림의 노래가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1977년 ‘아니 벌써’로 가요계에 등장한 그는 어느덧 내년이면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김창완은 “스스로 산울림을 벗어나려 발버둥쳐왔다. 그런데 요즘 다시 산울림의 노래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데뷔 40주년을 맞아 특별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를 가진 산울림과 김창완의 새로운 시간이 적히고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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