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보험사기

고객 보험가입 정보 통합 열람 재판결과 보험사 공유등 논의를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이 지난해 654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마련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최근 통과되면서 보험사기 급증에 제동을 걸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조사권 행사 등 건의한 내용이 많은 부분 빠져 있어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사기특별법을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보험사기 근절과 소비자보호 조화가 관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에 따라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건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금융위원회는 이를 수사기관에 의뢰할 수 있게 됐다. 보험사가 금융당국을 끼고 보험사기를 적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당초 원안에 포함됐던 보험사기 조사권이 빠졌다는 점에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접 조사권을 수행하면 사건처리 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고, 다른 사건에 밀려 진행이 유보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조사권이 법안에서 제외된 것은 소비자 보호 강화에 역행한다는 이유에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선지급하지 않기 위해 조사를 요구하는 등 법을 남용할 여지가 있고, 이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보험사기에 대한 규정이 명료하지 않고 광범위한 만큼 남용했을 때의 부작용에 대한 당국과 보험사의 감독ㆍ제재ㆍ보상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험금 지급을 놓고 소비자와 보험사의 분쟁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신학용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287건이었던 보험사의 소송 건은 2014년 2013건으로 56.4%나 급증했다. 특별법이 2013년 8월 발의 후 정무위 문턱을 넘기까지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것도 이같은 배경이다. 특별법에도 보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고 조사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삭감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건별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사전예방 시스템 강화와 함께 보험사기 인식 전환 절실= 그렇다면 과연 특별법이 보험사기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특단의 수단이 될까.

특별법이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개선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보험사기를 없앨 묘책은 아니란 게 보험사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재 생ㆍ손보협회와 보험개발원, 금융당국 등에 분산돼 있는 관련 정보를 통합한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사하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사기는 여러 곳의 보험사에 동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 가입 정보를 통합해 열람할 경우 보험 사기를 줄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 구축, 보험금 지급 지연에 따른 과태료 부과 방식, 보험사기 재판 결과를 보험사와 공유하는 방법 등 향후 논의할 사항이 많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따른 시행령에 담길 주요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의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전환이라는데는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형량을 높인다고 실효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면서 “보험사가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 심사)을 더 엄격하게 하도록 해 사기를 사전에 예방하고, 보험사기는 위험하다는 경각심을 갖도록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추정한 지난 2013년 연간 보험사기 규모는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국민이 추가로 부담하는 보험료는 가구당 2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기는 보험사 손해율을 상승시키고 이를 만회하려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4년 평균 1.44% 상승에 불과하던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지난해 평균 14.17%까지 올랐고, 올 들어선 최대 27%까지 보험료가 인상됐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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