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헌 “영장주의는 형사절차에만 적용” -위헌 “軍 징계라도 영장주의는 지켜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전투경찰순경(현 의무경찰)에게 영창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한 법률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옛 전투경찰대 설치법 5조 1ㆍ2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위헌 의견이 더 많이 나왔지만 위헌 정족수(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조항은 ‘전투경찰대 대원 중 경사ᆞ경장 또는 순경(전투경찰순경 포함)에게 파면ᆞ해임ᆞ영창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고, 영창은 15일 이내의 범위에서 전투경찰대ᆞ함정(艦艇) 또는 그 밖의 장소에 구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2년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던 김모(26) 씨는 휴대전화를 몰래 부대로 들여와 사용하다가 적발돼 영창 5일의 징계를 받았다.

김 씨는 영창 징계가 헌법상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듬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합헌 의견을 내놓은 박한철 소장과 김창종ㆍ서기석ㆍ조용호 재판관은 “형사절차가 아닌 징계절차에는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김 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징계 심의과정에서 징계대상자의 출석권과 진술권을 보장하고 있고, 별도의 불복절차도 마련돼 있다”며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경찰조직 내 복무기강을 엄정히 하고 전투경찰대의 전투력과 작전수행을 원활히 유지하기 위해선 영창 징계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위헌 의견을 밝힌 이정미ㆍ김이수ㆍ이진성ㆍ안창호ㆍ강일원 재판관은 “영장주의는 국민의 신체를 체포ㆍ구속하는 모든 경우에 지켜져야 하는 헌법상 원칙”이라며 “김 씨의 경우 경찰이라는 행정기관에 의해 구속되는데도 판사의 영장 발부없이 이뤄져 헌법상 영장주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엄격한 위계질서 하에 통제된 집단생활을 하는 전투경찰 조직의 특성상 전투경찰순경이 불복절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영창처분에 대한 불복절차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에서 자유를 박탈하는 징계를 내릴 때 법적 판단을 받도록 한 독일과 미국의 사례를 들며 ”우리 영창제도는 법관이 전혀 관여할 여지가 없어 유례를 찾기 어려운 불합리한 제도”라고 했다.

한편 전투경찰대 설치법은 2013년 전경 제도가 폐지되면서 올해부터 ‘의무경찰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개정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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