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딸과 함께 내내 웃으면서 ‘코미디 빅리그’를 봤는데, ‘충청도의 힘’이 나올 때 딸이 웃음을 멈추고 아무 말도 못 하더라고요.”(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 회원)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는 데에 9만 명 회원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2012년 설립한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이하 차가연)은 개그맨 장동민 조현민 황제성, ‘코미디빅리그’의 박성재 PD, 구성작가는 물론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CJ E&M 김성수 대표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차가연’ 김태륜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혼 가정의 통계를 보면 1년에 12만쌍이 이혼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40%에 육박하고, 2000만명에 가까운 숫자의 가정이 이혼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있다”라며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괴롭히는 가학적인 행위로 억지웃음을 주어 인기를 끌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공연히 모욕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에서 방송한 개그맨 장동민의 새 코너 ‘충청도의 힘’은 방송 이후 온오프라인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 코너에서 장동민은 7세 아동으로 등장, 한부모가정 자녀를 조롱하는 개그로 도마에 올랐다.

극중 친구가 값비싼 로봇 장난감을 자랑하자 이혼 가정인 점을 언급하며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보다”,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 재테크”라고 말했다. 장동민 만이 아니다. 장동민의 할머니로 출연한 황제성은 같은 아이에게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아버지가 서울서 두 집 살림 차렸다는데” “네 동생 생겼단다 서울서” 등의 대사를 던졌다.

김태륜 사무국장은 “이혼가정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혼은 어른의 선택이지 아이들이 선택할 권리는 없다. 부모의 선택으로 상처받은 아이들을 가리키며 ‘쟤 때문에 이혼했다’, ‘재테크’의 수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다”라며 “아이들의 상처를 굳이 찝어서 개그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 자체에 놀랐다. 의도성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그러면서 “이혼 부부 중 약 83%가 양육비를 받지 못 하고 있고, 정말 힘들게 아이를 키우며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라며 “상처와 편견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 하고 살아가는 이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데에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는데 방송에선 도리어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방송 이후 ’차가연‘ 회원들은 단체에 메일 등을 보내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차가연 측은 회의를 거쳐 개그맨 세 명과 더불어 제작진, 채널의 대표를 상대로 고소를 결정했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고, 이를 바로잡고 인식을 바꾸는 것이 ‘차가연’의 역할이다. 합의를 내자는 생각으로 고소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송 취하는 없을 것”이라고 단체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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