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잇단 경고·대책에도 안먹혀 형지엘리트·코데즈컴바인 등 경고종목 폭탄 돌리기식 ‘묻지마’투자에 급등 지속

‘과속 딱지를 떼고도 폭주를 멈출 줄 모르는 차 처럼…’

이상급등주(株)의 폭탄돌리기가 꺾일줄 모르고 있다.

거래소의 잇단 투자경고와 위험 종목 지정 등 각종 대책도 약발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다. 다수의 종목 ‘경고’ 낙인에도 아랑곳없이 묻지마식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른바 ‘품절주’와 ‘정치테마주’ 등 이상급등주에 편승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까지 가세해 폭탄돌리기식 묻지마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투기성 매매가 판을 치면서 일반투자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을 통틀어 20일 기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총 7개다.

이중 거래정지된 이트론을 제외한 6개 종목 중 절반(형지엘리트, 에스아이티글로벌, 에이모션)은 투자경고 공시일 종가보다 현주가가 오히려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내려지는 조치다.

이 같은 조치를 받았음에도 해당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건 거래소가 내놓은 투기대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투자경고 조치가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투자자들을 환기시키거나, 투자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형지엘리트의 경우 잇단 투자경고에도 주가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거래소는 이달부터 이상급등세를 보인 형지엘리트를 주가급등에 따른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형지엘리트의 주가는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129.91% 올랐다. 오히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당일(11일), 매매거래정지 다음날(15일)에는 주가가 거래제한폭까지 뛰었다. 게다가 이유 없는 급등은 계열사 형지I&C로까지 번졌다. 형지엘리트의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중국교복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형지엘리트가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달성할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상승이 기업 본업가치를 넘어선 정도라는 평도 나온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하반기 계열사의 부진으로 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외 에스아이티글로벌, 에이모션도 투자경고종목 공시일부터 20일까지 주가가 각각 40.81%, 7.28% 상승했다. 이날 투자주의 종목에 오른 광진실업(4.99%), 한국자원투자개발(0.31%), 뉴보텍(16.61%)도 전일보다 주가가 뛰었다.

올 들어 이상급등으로 단기과열종목 지정, 매매거래정지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코데즈컴바인의 불씨도 아직 살아있는 상태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200% 넘게 올랐다.

일각에서는 각종 조치에 ‘맷집’만 세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역설적인 건 코데즈컴바인의 경우 ‘폭락’과 ‘시장왜곡’의 공포를 보여준 사례임에도 일별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지난 3월 중순 급락세를 타면서 사흘 만에 시가총액이 40% 증발했다. 이 기간 코데즈컴바인에 의한 지수왜곡을 코스닥 시가총액에 적용해 계산해보면 12포인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루머나 호재가 있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라면 ‘기대감’ 정도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유없는 급등은 ‘폭탄돌리기’ 종목의 전형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런 종목의 이상한 주가 흐름에 편승해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추종 세력이 따라붙으면서 거래소의 경고시스템도 본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가 위험을 끌어안고 베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이상급등을 저지하긴 여간 쉽지 않다”며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필연적으로 급락의 과정이 따라온다는 것을 고려해 투자자 스스로 경계심을 높이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투자문화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 실장은 “일부 투자자들은 ‘나만 아니면 돼’, ‘약간만 먹고 나오자’라는 의도로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에 따라붙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공매도의 순기능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숙한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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