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취약산업의 구조조정 논의와 맞물려 과거 일본의 구조조정 성과가 재조명 받고 있다.
또 구조조정의 여건을 마련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이 오는 8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이 법이 일본의 ‘산업활력법’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도 일본의 선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사업재편지원제도를 도입해 침체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산업활력법은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로 위기에 처한 일본 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데 공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자발적인 사업재편에 대해 절차적 특례를 보장하고, 세제혜택과 금융지원까지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다.
일본에서 산업활력재생법(1999년)과 산업경쟁력강화법(2014년)을 시행한 후 올해 2월까지 사업재편계획을 승인받은 기업은 총 600여곳에 달한다. 매년 40여 기업들이 지원제도를 이용해 생산성 향상에 나선 셈이다.
실제 기업 실적이 공시된 105개 기업 중 약 87.7%가 생산성 향상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기업이 정부 지원을 통해 신규채용 목표를 수립, 기업당 평균 4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산업활력법의 덕을 본 건 가장 많이 본 건 제조업체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였기 때문이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은 스테인리스 사업을 분할해 공동으로 신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산업활력법의 지원을 받았다.
닛산자동차는 자동차 판매 부문을 52개사로 분할하며 구조조정 단행 효과를 누렸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이들 기업은 생산성 지표가 향상됐고, 이는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기준으로 미뤄볼 때 전체 194개 산업 중 55개가 공급과잉 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일본 기준은 영업이익률 3년 평균이 과거 15년 평균 대비 15% 감소했거나, 최근 3년간 평균가격 변화율이 비용변화율을 밑돈 경우를 말한다.
일본의 기준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한계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상 한계기업은 부채비율 200% 이상,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을 일컫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증가해 2014년 3000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최근 부실화가 심화되고 있는 조선ㆍ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에 한계기업이 집중된 상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조조정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부실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일본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 수도 있다”며 “다만 기업 건전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는 목적이 같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8년 IMF 금융위기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한 건설업종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오히려 수혜를 받은 업종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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