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오는 4일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한 지 15개월이 되는 날이다. 내달 중순이면 500일을 맞이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바이오, 화장품·뷰티,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한국의 주요 미래산업을 육성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상생 모델도 모범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3회에 걸쳐 성과 사례와 향후 계획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벤처기업의 원천기술에 대기업의 '감성적 마케팅'을 접목충북 청주시의 벤처기업 KPT는 지난 2014년 구슬 모양의 캡슐에 액체 화장품을 넣는 원료 제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해 유럽 화장품원료박람회 '인-코스매틱 2014'에서는 원천기술을 인정받아 혁신상도 수상했다. 문제는 원천기술을 응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판로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KPT는 주로 연구개발에만 매달려와 원천기술을 상용화하는 데는 서툴었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2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충북혁신센터)가 청주시 오창읍에 세워지며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지기 시작했다. 이 센터는 LG가 전담했고, LG에는 LG생활건강이라는 업계의 '대(大)선배 회사'가 있었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자연스럽게 협력의 물꼬가 트여졌다.충북혁신센터와 LG가 KPT에 제안한 것은 '감성적 마케팅'이었다. 제안 내용은 두 가지였다. 우선 화장품 권장사용 표시를 그램(g) 단위에서 갯수 단위로 바꿨다. 기존 '그램' 표시는 일반인이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려워 형식적인 측면이 있었으나, KPT의 구슬 화장품은 한 알, 두 알 등 소비자의 직관적 인식에 유리한 표시가 가능한 점에 착안했다. 구슬 화장품의 크기도 4mm에서 7~10mm로 늘리기로 했다. '구슬'을 좀더 눈에 띄게 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구슬 내부에 들어가는 기능성로션과 크림도 공동개발했다.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는 국내 최초 '환(구슬)' 형태의 화장품 출시로 나타났다. 전국 1,200여개 더페이스샵 매장을 통해 내놓았고, 미국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협력해 해외 출시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첫 출시부터 올해 1분기까지 7개월만에 매출 2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재욱 KPT 대표는 "국내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추가했다"며 "1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쪽집게' 맞춤형 지원으로 매출과 고용 증대효과 "뚜렷"이처럼 충북혁신센터는 맞춤형 지원으로 실질적인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특허 개방이 대표적이다. 국내 단일기관 최대인 5만 8,000여건의 특허를 이들 기업에게 개방했다. 제조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KPT의 사례처럼 마케팅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결과는 중소·벤처기업의 매출과 고용 증대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충북혁신센터가 지원한 100여개 중소·벤처기업의 총 매출은 5,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전년대비 약 4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고용도 150여명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의 일반적인 고용 상황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인원이다.지난해 12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후원한 '2015 대한민국 창조경제기업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창조경제종합대상'을 수상한 것도 이러한 실질적인 맞춤형 지원 때문이다. 윤준원 충북혁신센터장은 "대기업의 밸류체인과 지역의 산업생태계를 이어주며 혁신 산업과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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