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통 검사 출신, 브로커 이씨와 고교 선후배 - 정 대표의 도박혐의 수사단계서 입김 의혹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10일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게이트’ 사태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H 변호사는 정 대표의 검ㆍ경 수사단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혐의를 덜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법조계에 또다시 전관예우 논란을 불러온 인물이다.

검찰은 H 변호사 자택과 서초동 법률사무소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사건 수임자료 등을 확보했다.

H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임모 부장판사를 상대로 저녁식사 자리에서 정 대표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이모(56) 씨와 고교 선ㆍ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이 씨는 평소 고교 동문인 검사장 출신 H 변호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강조하고 다녔고, 도박사건에 휘말린 정 대표에게 H 변호사를 직접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유명한 H 변호사는 네이처리퍼블릭과 정 대표의 법률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2014년 정 대표의 또 다른 도박 혐의에 대해 두 차례 수사를 진행했으나 모두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수사를 했던 경찰은 “제보자가 진술과 출석을 거부했다”며 증거가 없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도 같은 해 11월 정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 때문에 정 대표를 위한 구명 로비가 재판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 단계에서도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조계에선 수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전관(前官)’으로 검사장 출신 H 변호사를 지목하고 있다. H 변호사가 검찰 인맥을 활용해 정 대표의 혐의 덜어주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어떤 변호사의 영향력이나 로비에 의해 당시 사건이 왜곡된 부분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지난 3일 검찰이 이번 사태를 촉발한 최유정(46ㆍ여)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할 당시에도 H 변호사 사무실은 제외해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H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은 그로부터 7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무혐의 결정과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는 과정에서 H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최 변호사와 더불어 제기된 고액 수임료 관련 탈세 여부도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