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 정부가 공공·금융기관이 선도적으로 임금체계 개편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하는 등 성과연봉제 확산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임금체계 개편은 아들·딸 일자리를 위해 노사 스스로 한 약속의 이행이자 법적 책무”라며 “공공·금융기관이 임금체계 개편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금융기관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대기업과 함께 임금 상위 10%를 구성한다. 2015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은행의 연평균임금은 8800만원, 공공기관은 6484만원으로 전체평균의 3619만원에 비해 2배 가량 많다.

이 장관은 “총연합단체와 공공, 금융산업 노조들은 임금체계 개편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도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이를 통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 중견기업까지 확대되도록 하는 변화의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개별기관의 노조들 역시 무조건 도입 반대만 외칠 것이 아니라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면 기업 실정에 맞게 구체적인 해법과 보완방안을 고민하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공정한 평가를 위한 평가체계에 대해 사측과 함께 토론해서 만들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공급제가 여전히 지배적인 임금체계다. 연공급제는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중장년들에게 갈수록 조기퇴직의 압박요인이 되고 있고, 기업들이 청년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꺼리게 하며, 정규직보다 하도급이나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에서는 근속년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공급제가 여전히 지배적인 임금체계로 자리잡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호봉급 비중은 2012년 75.5%에서 2013년 71.9%, 2014년 68.3%, 지난해 65.1%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직무 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급여를 책정하는 직능·직무급도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기준 3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10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직능·직무급 운영 비율은 20%대에 그쳤다.

임금체계 개편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절실한 과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 정규직 등 소위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비정규직 등 2차 노동시장간 격차가 매우 크다. 대기업이 하청기업, 협력업체 등과 수직적 계열화를 이루면서 거둔 성과가 전체 근로자의 10%에 해당하는 대기업 정규직에게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위 10%의 임금수준이 하위 10%의 4.7배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도 이러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때문이다.

경직적인 연공급 임금체계는 정규직 고용기피 현상을 야기해 고용구조를 악화시키고 이중구조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 장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일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임금체계 개편이 필수”라며 “현재 가장 더딘 부분이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의 조직화된 정규직 부문인데, 한편으로는 이중구조 해소와 공정사회를 외치면서 정작 본인들의 이해가 걸려 있는 임금체계 개편에는 계속해서 반대한다면 국민들도 더 이상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민간기업들이 임금체계 개편에 열과 성을 다할 것으로 촉구하는 한편,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 제공, 시장임금 정보 제공을 위한 임금정보 인프라 구축, 임금관련 연구·분석과 사례 발굴·전파 등을 통해 노사의 자율적 임금체계 개편 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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