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도·회사에도 뻔질나게 전화 ‘자식을 부모욕망의 도구로’ 20세 넘으면 간섭 최소화해야
#. “어머니께 걱정하시지 말라고 전화 자주 드리도록. 마음이 놓이시지 않는 것은 이해하지만 중대장 일과 중에 네 어머님과의 전화 면담이 매일 들어가면 되겠니?”
군 생활 5개월차인 송모(22) 이병은 중대장의 진심 섞인 농담(?)을 들을때면 민망하다. 매일 아침 부대로 전화해 아들의 안부를 묻고 건의사항을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과분한 관심 덕분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시절에도 경기도 최전방 부대 보병으로 보직 발령인 난 것을 안 어머니께서 더 편한 곳으로 다시 배치해달라 떼를 쓰시는 바람에 입장이 곤란했었다. 그는 “자대 배치가 되면 좀 나아질까 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중대장께 전화하는 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아무리 말려도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며 고집을 꺾질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헬리콥터맘(자식이 성인이 됐는데도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맴돌면서 온갖 일에 다 참견하는 엄마)이 급증했다. 16일 성년의 날을 맞아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라는 게 중론이다.
헬리콥터맘은 왜곡된 교육 열풍과 관련이 크다. 과거 중고생 자녀를 대상으로 입시에 필요한 사교육만 골라 프로그램을 짜 그대로 생활하게 하는 ‘돼지맘’이 성년이 된 자녀들의 학업은 물론 사생활, 취업 및 사회생활에까지 참견하는 ‘헬리콥터맘’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는 주체적 의지가 부족한 자녀들 뿐만 아니라 성년 답게 자기 인생을 설계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자녀들의 부모까지 확대되면서 가정 내 갈등 요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직장인 심모(30) 씨는 “휴일에도 근무하는 등 회사 복지에 불만이 많던 어머니께서 회사로 전화해 항의하셨다는 말을 듣고 한바탕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자식 걱정에 하신 일이다보니 무작정 화를 낼수 만은 없어서 입장이 참 난처하다”고 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중산층 가정의 부모들이 자신의 모든것을 자녀들의 성공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것이 자식을 부모들의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나 자산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자식이 부모의 자산이 아닌 독립적 주체라는 것을 부모들도 인식하고, 자식들에겐 만 20세가 됐을 때 정신적으로 곧바로 독립할 수 있도록 가정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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