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금괴밀수등 경력 화려 내편 만들기도 능수능란 검경 키맨주목 행방 추적 주력

최유정(46ㆍ여) 변호사의 ‘사실혼 배우자’로 자신을 소개하고 다닌 브로커 이모(44) 씨는 이번 ‘정운호 게이트’의 실체를 입증할 핵심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 다른 브로커 이모(56) 씨가 고교 선배인 홍만표(57) 전 검사장의 전관로비 의혹을 규명할 중요 인물이라면, 그는 최 변호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검찰이 현재 검거팀을 구성해 이 씨의 뒤를 쫓고 있지만 사태 발생 한 달이 다 되도록 그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 브로커인데다 과거 사법처리를 여러번 받아본 인물이라 검거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씨의 과거는 ‘화려’하다. 탈세, 사문서위조, 변호사법 위반, 금괴 밀수,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검찰과 법원을 자주 오간 전력이 있다.

특히, 그는 공직에 있는 이들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데 능수능란했다. 범행 편의를 봐달라며 고위 간부에게 각종 선물과 현금을 쥐어주며 로비를 벌였고, 때로는 자기 이익을 위해 자신과 검은 거래를 한 이들을 폭로하며 공무원들을 농락했다.

이 씨는 2007~2008년 관세청 인천공항세관 소속 국장 J 씨 등에게 금괴 밀수출입 범행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와이프가 현직 경찰이고 친한 형님이 검찰에 있다”며 수사기관 공무원들과의 관계를 거리낌없이 내세웠다. 금괴 밀수를 같이 한 공범에게도 “뒤에서 봐주는 윗분이 있다”는 말로 범행 가담을 권유했다.

이 씨는 실제로 당시 경찰 Y(여) 씨와 동거하는 사실혼 관계였다.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하는 자리에도 Y 씨와 동행하기도 했다.

이 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경찰 Y 씨를 통해 지인의 수배정보를 빼낸 전력도 있었다. Y 씨는 동거남 이 씨의 부탁을 받고 2004~2008년 총 164회에 걸쳐 경찰 내부망에서 지인의 지명수배여부를 조회해 정보를 알려줬다. 결국 Y 씨는 비위행위가 적발돼 2009년 해임됐다.

이처럼 공직에 있는 이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길 좋아했던 이 씨가 최근 자신의 편으로 삼은 인물이 바로 최 변호사였다. 그는 최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을 때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최 변호사를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대표의 형사 사건에 연결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이 씨가 송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 변호사가 받았다는 고액 수임료가 사실은 이 씨의 ‘작품’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김현일ㆍ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