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싼선물 팔고 비싼선물 구입 ‘롤오버’ 비용이 기대수익 잠식
‘국제유가는 저점대비 두 배 올랐는데…왜 내 원유 펀드 수익률은 30% ?’
원유 ETF나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 저점대비 90% 이상 급등했는데, 원유 ETF나 펀드 수익률은 이에 한참 못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는 26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배럴당 50.21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렌트유는 전날인 25일 장중 한 때 50달러를 넘어서 작년 11월 이후 50달러선을 처음으로 밟았다.
올 2월 배럴당 26달러대까지 하락한 WTI는 저점기준 91.57%, 브렌트유는 81.16% 급등했다.
그러나 이들 유가를 기초자산으로하는 ETF나 펀드의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27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급등한 지난 3개월간 원유펀드는 30%대 수익률을 올리는데 그쳤다.
가장 성과가 좋은 펀드는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A)’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4.13%다.
원유 ETF도 비슷하다.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합성 H)’는 같은기간 46.77%올라, 체면치레를 했지만 ‘TIGER원유선물(H)’는 31.76%, KODEX미국에너지(합성H)는 21.27%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 대표 원유 ETF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 United States Oil Fund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7.5%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제유가와 유가관련 파생상품의 수익률 괴리는 펀드의 ‘롤오버’ 비용에서 기인한다.
원유에 투자하는 상품은 보관과 운송의 제한으로 원유 현물(실물)을 직접 사고팔지 않고 선물로 거래한다.
선물거래는 기한이 있어, 만기가 도래하면 현물로 받아야 하는데 직접 물건을 쌓아 놓을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 보유하는 선물을 팔고 만기가 남아있는 선물을 구매해야한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이 ‘롤오버’ 비용이다.
문제는 만기가 먼 선물가격이 가까운 선물가격보다 비싸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을 ‘콘탱고’라고 하는데, 싼 물건을 팔고 비싼 것을 사야하니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WTI 선물 최근월물이 배럴당 49.2달러고 차근월물이 49.6달러로, 만기시점까지 이 가격이 유지된다면 롤오버로 인해 0.81%의 손실이 발생, 이를 연율화하면 9.8%의 손실이 된다”며 “유가의 방향성만 보고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 롤오버 비용 등으로 인해 기대했던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하여 실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만기가 먼 선물가격과 가까운 선물가격간의 차이가 늘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만기가 먼 선물가격이 오히려 싼 경우(백워데이션)가 있는데, 이 경우엔 롤오버로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각종 비용으로 30%수익 밖에 못내는 펀드나 ETF 대신 90%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유선물에 직접투자하면 어떨까.
최혜윤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개인투자자의 국제선물투자도 가능하다”면서도 “원유선물의 경우 1계약이 한화 5000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고, 달러화 거래ㆍ증거금ㆍ거래시간 등의 차이로 접근이 어려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롤오버 시점과 비용을 본인이 감당해야하며, 선물거래의 특성상 운용기간이 짧아야 하는 등의 문제도 있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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