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28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3일째로 접어들면서 각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가 아직 없는 데다, 청와대에서 시기와 형식을 놓고 저울질하는 모양새가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타까운 심정을 몇 차례 토로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다음날인 17일엔 진도 현장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답답하시고 애가 타실 것”,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선 “가슴 아픈 심정”, “깊은 애도” 등을 표했다. 전날 부활절 연합예배 축하 메시지에선 참사와 관련,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이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고만 했다. 사과 발언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지난 2월 잇따라 터진 사건ㆍ사고에서도 박 대통령이 취한 입장은 다르지 않았다. 대학 새내기 9명(총 사망자 10명)이 목숨을 잃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때에는 이튿날 국무회의에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체육관 부실시공과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있는데도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
박 대통령의 사과 시점은 이미 타이밍을 놓친 걸로 분석된다. 야당에서 대통령의 사과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만 미뤄봐도 대통령이 언제 사과를 하더라도 진정성 면에서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억측이 나올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지난 22일 “구조가 최우선인 상황으로, 수습하고 나서 할 일들을 찾겠다”고 밝혀 사과 시점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그로부터 엿새가 흐른 이날에도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과 형식 등을 묻는 질문에 “알아보겠다”고만 했다.
박 대통령이 집권 이후 사과를 한 건 작년 9월 기초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 관련한 사과 등 모두 4차례다.
한편 역대 대통령은 대형 참사가 터지면 대개 열흘 안에 대국민 사과를 해왔다. 김영상 전 대통령은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9일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성씨랜드 화재 사고 발생 하루만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 발생 3일만에 각각 사과를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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