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省에 비공식지침 전달 확인 한류스타 방송출연 일방취소 영화 개봉행사 비자늦어 차질 블룸버그·WSJ등 외신도 촉각 “한류 중국당국 보복 타깃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류 콘텐츠에 대한 규제 압박을 높이고 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각 성 단위의 주요 방송사에 비공식지침(한류스타 출연 금지, 한중합작물을 포함한 한류 콘텐츠 계약 금지)을 내렸다는 것이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다. “한국 국적의 연예인은 무조건 아웃”이라는 지침이 전달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 예정인 한류스타들의 크고 작은 행사와 방송 출연 일정은 현지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된 KBS2 ‘함부로 애틋하게’의 두 주연배우 김우빈 수지의 중국 팬미팅은 불과 3일을 앞둔 지난 4일 갑자기 취소됐다. 행사를 진행하는 유쿠는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 때문”이라고 밝혔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제작사 관계자는 “정확한 연기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나 확인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준기는 영화 ‘네버 새드 굿바이’를 통해 7일 중국 개봉 행사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비자 발급 절차의 지연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가요계의 행사 일정도 줄줄이 올스톱이다. 그룹 스누퍼는 21일 예정된 동방위성TV 음악 프로그램 ‘AIBB’ 출연과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리는 패션 브랜드 행사 일정이 취소됐다. 소속사 위드메이 관계자는 “최근 예정된 세 건의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취소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걸그룹 와썹 역시 5일 예정됐던 쑤첸시 20주년 빅스타 콘서트와 다음달 4일 예정된 행사 프로모션 일정이 취소된 상태다.

한국 스타들이 출연하는 주요 위성의 합작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녹화가 취소되거나 편집되는 사례, 캐스팅 교체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중 합작 드라마를 촬영 중이던 한 배우는 이미 하차 통보를 받은 뒤 귀국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4대 위성(저장위성, 후난위성, 장수위성, 동방위성)으로 꼽히는 방송사에서 적극적으로 정부의 지침에 동참하고 있다”라며 “한국 국적의 연예인이라면 무조건 ‘아웃’이라는 입장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한류스타의 중국 일정에 제동이 걸린 것은 아니다. 가수 비나 현아를 비롯해 중국판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한류스타로 떠오른 황치열까지 “예정된 일정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의주시하며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광전총국의 비공식 지침이 각 성의 방송사를 중심으로 내려간 만큼 TV 프로그램과 방송사에서 주최, 주관하는 행사 위주로 국내 스타들의 출연 및 참석이 취소되고 있다. 반드시 방송 행사가 아니더라도 중국 고위 관계자가 참석하기로 한 행사나 투자 등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며 “공식적으로 문서화된 규제는 아니지만, 정부의 입김이 워낙에 큰 나라이기 때문에 각 위성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자발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중국발 한류에 외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해 블룸버그 통신, 도쿄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은 “중국 당국이 한국 연예인의 TV출연을 금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이같은 움직임을 “중국의 반대에도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한류가 중국 당국의 보복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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