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 구별이 중요” 강조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창업

  ‘월드ID’ 미국 규제 문턱 넘어

   美 전역 인증기기 7500개 설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TFH ‘At Last’ 행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겸 TFH 창립자가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광우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TFH ‘At Last’ 행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겸 TFH 창립자가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광우 기자

“인공지능(AI)의 환경 속에서도 인간은 중심이 돼야 하고 특별한 존재로 남아야 한다.”(샘 올트먼)

챗GPT 창시자 샘 올트먼은 챗GPT 출시 전부터 AI 시대에서는 사람과의 식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사람의 홍채를 기반으로 한 월드코인 공동 창업에 나섰던 배경이다.

월드코인이 이제 미국 전역에 홍채 인증 기기 ‘오브(Orb)’를 배치하고 월드코인의 미국 거래도 시작된다. 그간 미국에선 각종 규제 영향으로 서비스 이용이 제한됐었다.

비자(VISA)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하는 ‘월드 카드’를 출시하고, 데이팅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신원 인증 기능을 보급하는 등 월드코인 생태계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월드코인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데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채 인식 월드ID…마침내 美까지 개시=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드 프로젝트를 위한 툴을 개발하는 기술 기업인 툴스 포 휴머니티(TFH)’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침내(At Last)’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주요 도시에 ‘마침내’ 서비스를 공식 도입한다는 의미다.

TFH는 올트먼이 공동 설립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신원인증 기업으로 유명하다. 올트먼은 이날 행사장에도 참석해 “AI 중심의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특별하고 중심적인 존재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어떤 콘텐츠를 사람이 만들었는지, 혹은 AI가 만들었는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 이 같은 고민의 결과물을 이렇게 보여드리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TFH는 홍채를 스캔해 ‘월드ID’를 발급하고, 월드코인(WLD)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월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다만 이 서비스는 미국 내에선 제한됐다. 홍채를 통한 디지털 신원 인증 과정이 미국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후 규제 변화 등을 검토한 끝에 이제 월트코인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이와 관련, 올트먼은 “(미국 내 서비스를) 바로잡을 수 있어 기쁘다”며 “미국은 혁신을 주도해야지, 혁신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이용자들은 이달부터 ▷애틀랜타 ▷오스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내슈빌 ▷샌프란시스코, 6개 도시에서 고유 신원 인증 수단인 월드ID를 발급받을 수 있다. 월드코인 수령과 월드 애플리케이션 주요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홍채 인증 카메라인 오브도 올해까지 미 전역에 7500개 설치된다.

▶‘진짜 사람’ 인증 상용화…결제 서비스도 선보여=월드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도 흥미롭다. 월드는 글로벌 데이팅 플랫폼 기업 매치그룹과 협력, 디지털 환경에서 신뢰 기반 만남을 지원하는 신원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은 일본 내 틴더(Tinder)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틴더 앱에서 월드 ID를 활용한 연령, 확인, 신원 인증 기능이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상대방이 실제 사람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더 신뢰할 수 있는 만남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월드 측의 설명이다.

결제 서비스도 출시한다. 월드는 비자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월드카드’를 내놨다. 비자가 지원되는 곳 어디에서든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다.

월드카드는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우선 출시되며, 이후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출시 시에는 전 세계 1억5000만개 이상의 비자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에이드리언 루드윅 TFH 최고정보보안책임자는 “비자와 협업을 통해 신원뿐만 아니라 금융, 채팅 등이 하나로 통합된 ‘슈퍼 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니아 CEO는 한국 시장에서의 서비스 확대 계획과 관련해 “지난해에만 해도 두세 차례 방문했으며, 매우 관심을 두고 있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한국 시장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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