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당인 국민의힘과 관계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당대표가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탄핵에 반대하거나 내란 동조 의혹이 있는 정치인이 야당 지도부를 구성해도 “뽑은 사람들은 국민”이라며 “나중에 어떤 법적, 정치적 제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던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 양자대결로 압축돼 26일 최종 결과가 나온다. 이 대통령 입장과 달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거듭 국민의힘 정당해산 가능성을 주장했고, 김·장 후보는 한 목소리로 “이재명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외쳤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선 본경선에 오른 4인의 후보 중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탈락하고, 반탄파 후보만 결선에 진출하면서 ‘보수 혁신’과는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및 내란혐의와 ‘친윤’으로 일컬어지는 과거 정부 주류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며 이른바 ‘윤 어게인’이나 극우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문제는 국민의힘 당대표가 누가 되든, 여야 모두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강성 지도부가 들어서 향후 극단 대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로를 대화와 협력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수준을 넘어 없애야 할 ‘적’으로 강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 대표는 내란특검이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열번, 백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계엄에 대한 사과가 없으면 국민의힘과 “약수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김·장 후보 역시 “손을 내밀지 않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선 ‘독재정권’이라고 지칭하며 “무너뜨리겠다” “끌어내겠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상대를 경쟁이 아닌 절멸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당정치와 의회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의 ‘계엄·내란 동조 혐의’는 법으로 밝혀야 할 문제이고, ‘정당 해산’이 여당의 정치적 구호 따위로 쓰여서는 대통령 국정 운영엔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에 의해 파면됐음을, 이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은 국가 정상임을 인정해야 한다. 대내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한 때에, 정당의 존재이유는 국익과 민생에 있음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정 대표와,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적대적 언사를 멈추고 대화와 협치로 의회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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