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통보 이어 후임 지명 채비

쿡 “임기 채울 것…소송 불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전격 해임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112년 연준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어서 연준의 독립성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쿡 이사 후임 인사와 관련해 “아주 훌륭한 후보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쿡 이사)는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기지와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주택금융청이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 두 건을 법무부에 수사 의뢰한 데 따른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 회의에 앞서 리사 쿡(오른쪽)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AP]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 회의에 앞서 리사 쿡(오른쪽)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AP]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헌법 2조와 1913년 연준법에 근거해 쿡 이사를 즉각 해임한다고 발표했으며, 해임 통보 서한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그러나 쿡 이사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고, 예정된 임기(2038년까지)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쿡 이사의 변호인 데이비드 로웰 아베는 “대통령의 불법적 시도를 막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소송을 예고했다.

연준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연준은 성명을 내고 “이사 임기의 장기성과 해임 제한은 핵심적 안전장치”라며 “이는 통화정책이 데이터와 경제 분석, 그리고 국민의 장기적 이익에 기반하도록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은 법에 명시된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한 사례는 없다. 연준법은 ‘중대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경우 대통령이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통상 중범죄 기소나 유죄 확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쿡 이사의 경우 공식 수사가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다음 달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후임 인사를 통해 충성파를 앉히게 되면, 7명의 연준 이사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과 기존 2명을 제외한 4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인사가 돼 연준 내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