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회계연도 정부의 결산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번 결산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정부가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음을 보여준다.
재정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예산 대비 축소됐고, 2024년도에 비해서도 5000억원개선됐다. 국가채무는 129조원 증가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예산 대비로는 감소하고, 50% 이하로 유지된 점은 재정 운영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눈여겨 볼 사항은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는 국가재무제표를 생산하기 위한 결산체계의 개편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국가재무제표의 형식이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됐고, 기업이나 다른 국가처럼 현금흐름표도 도입돼 국민들이 재정정보를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복잡하고 방대했던 재무제표가 간결하게 정리됐다는 것은 형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재정에 대한 국민 감시의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새롭게 개편된 국가재무제표에서 주목할 점은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민연금의 효율적 운용 결과에 따른 것으로, 국가 금융자산이 지난해 대비 346조원 증가해 국민들이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자산 증가로 부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자산도 상당히 늘었으며, 이는 미래 세대에 물려줄 재정 기반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과거처럼 부채 중심이 아니라 자산과 순자산을 함께 고려할 때 보다 균형 잡힌 재정 평가가 가능하며, 이번 결산은 이러한 재정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재정 여건은 결코 녹록지 않다. 중동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 둔화, 연금 등 장기 지출 증가를 고려하면 재정관리는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단기적 수지 개선에 머무르기보다 미래 위험을 반영한 재정 운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가재무제표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개편된 만큼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의 관심이 중요해졌다. 건설적인 논의와 비판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해 재정 운영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재정관리를 위한 재정지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그동안의 재정관리는 현금주의 기반의 재정수지 등 통제 중심 지표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급변하고 미래의 위험이 상존하는 현실에서는 국가의재정 상태를 더욱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강조하고 있는 순자산 중심의 재정지표는 이러한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가의 자산과 부채를 함께 고려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해 정부가 무분별한 국유재산 매각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것은 부채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자산과 부채를 함께 고려하는 더욱 종합적인 재정 운영으로 나아가는 바람직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결산은 재정 운영의 성과와 함께 향후 과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국민 중심으로 개편된 결산이 단순한 형식 변화에 그치지 않고, 보다 책임 있고 미래지향적인 재정 운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봉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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