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시대, 꼬박꼬박 넣어오던 펀드를 정리하고 직접 투자에 나선 이들이 늘었습니다. “5000만원을 1억원으로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도 자주 듣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막연한 종목 추천이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종목을 고르기 전에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어떤 계좌에 담아야 할지, 금융상품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하나씩 따져봅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헷갈리는 지점을 차근차근 짚어갑니다.
ETF 그게 뭔데? 펀드야 주식이야?
지난 편에서는 ‘핵심-위성 전략’의 중심축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ETF에 대해 보다 상세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증권 시장의 가장 큰 변화의 흐름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ETF의 성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00조원에 다다른 국내 ETF 시장 성장사에 더해 내일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500조원 바라보는 ETF 시장…왜 ‘돈’이 몰릴까?
국내외를 막론하고 ETF 시장은 거대한 자금 흐름의 중심지가 됐습니다. 과거에는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일반 펀드가 주류였지만, 이제는 투자자가 직접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운용 비용도 저렴한 ETF가 그 자리를 대체했습니다.
ETF란 무엇일까요? ETF는 ‘Exchange Traded Fund’로, 말 그대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주가·채권·원자재 등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개별 주식을 일일이 매수하거나 고액의 자금을 들여 뮤추얼 펀드에 가입해야 했지만, ETF는 소액으로도 다양한 자산군과 시장에 효율적으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ETF로 집중되는 이유는 ‘유동성’과 ‘효율성’ 때문입니다. 뮤추얼펀드는 일반적으로 펀드 판매 회사나 은행을 통해 가입하고 환매하며, 거래는 하루에 한 번 산정되는 순자산가치(NAV)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 당일 종가 기준으로 거래가 체결되기 때문에 실시간 가격 변동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ETF는 주식과 동일하게 증권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매매됩니다. 시장이 열려있는 동안, 투자자들은 언제나 사고 파는 게 가능합니다. 실시간 거래는 ETF의 유동성을 크게 향상시켜줍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관련 호재가 나온다면, ETF 투자자는 즉시 매수해 상승 흐름에 편승할 수 있고, 반대로 부정 이슈가 있다면 매도해 손실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운용보수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의 재량적 운용이 필요한 액티브 뮤추얼 펀드에 비해 운용 비용이 적게 듭니다. 또 어떤 종목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매일 공개되는 ‘투명성’도 강점입니다.
여기에 시장의 테마가 바뀔 때마다 신속하게 관련 종목들만 모아 담은 ETF들이 쏟아져 나오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일이 종목을 분석할 수고를 덜 수 있는 최적의 도구가 된 것입니다.
국내 ETF 시장의 판도 변화
최초의 ETF는 1990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상장된 ‘TIPS35’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1993년 미국에서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가 출시한 ‘SPDR S&P 500 ETF(SPY)’가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면 ETF 시장의 대중화가 시작됐습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코스피200’ 지수를 토대로 한 상품 4종이 출시되면서 첫발을 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ETF 시장은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국내외 운용사들은 단순히 지수를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힌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상품 다변화로 미국 우량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단기 채권, 고배당주 등 여러 자산 기반의 ETF가 매매되고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파생금융기법(콜옵션)으로 하락장에서도 일정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는 액티브 ETF도 주목해야 합니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ETF 입니다.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 선정과 투자 비중, 매매 시점 등을 달리 운용할 수 있습니다.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패시브 ETF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게 형성됩니다.
운용사들은 보수 면에서 이익이 큰 액티브 ETF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26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전체 ETF 종목 수는 1115개였는데, 이 중 액티브 ETF는 310개에 달했습니다. 1년 전 259개였던 것과 비교해 51개 증가했습니다.
전체 ETF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2년 출범 당시 3552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돌파했고, 2025년 6월에는 2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어 올해 1월 300조원, 4월 400조원을 잇달아 돌파했습니다. 26일 기준 순자산 총액은 약 485조원으로, 500조원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27일부터 달라지는 판,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등장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7일부터는 국내 증시에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됩니다. 지금까지는 시장 지수에 대해서만 2배 수익(레버리지)이나 하락 시 수익(인버스)을 내는 상품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특정 대형 우량주 1종목의 변동성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나옵니다.
대상은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종목입니다.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현물), 키움·하나자산운용(선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선보입니다. 신한운용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현물)·인버스2X 상품을, 한화운용은 삼성전자 레버리지(현물)·인버스2X 상품을 출시합니다.
상품별로 운용 보수에 차이가 있습니다. 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KB자산·한화자산·하나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는 동일한 최저보수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미래에셋이 연 0.0901%의 보수를 제시한 이후 일부 운용사들도 투자설명서를 수정해 보수를 잇달아 낮추었습니다.
반면 삼성(0.29%), 키움(0.25%), 신한(0.1%)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가 책정됐습니다. 레버리지 ETF들의 경우, 매일 리밸런싱이 진행돼야 하는 등 관리 비용까지 높아 일반적으로 패시브 ETF 대비 수수료가 높은 편입니다.
일각에서는 ETF를 선택하는 데 있어 총보수보다 총 자산 규모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도 조언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레버리지 ETF를 단기 매매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는 수수료 차이에서 나오는 비용의 괴리보다, 호가 스프레드의 중요성이 수익률 관점에서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박승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충분하게 형성돼 있지 않을 경우, 적시에 원하는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시키지 못하는 ‘슬리피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며, 특히 단기 매매가 빈번한 경우에는 이렇게 발생하는 비용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할 점도 있습니다. 변동성이 2배로 커지는 만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의 리스크도 2배가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초지수가 1000포인트에서 시작해 다음날 25포인트 하락하고, 또 다음날 25포인트 상승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기초 지수는 1000→975(-2.5%)→1000(+2.56%)으로 변동,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첫날 -5% 하락(1000→950), 둘째 날 +5.12% 상승(950→998.6)해, 결국 -0.14% 손실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의 경우, 장기 투자보다는 짧은 기간 내 시장 상황에 대한 전술적인 대응에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시장 방향성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을 때, 레버리지 ETF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거나, 인버스 ETF를 통해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개별종목 레버리지를 출시를 허용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허들을 높였습니다. 우선 상품명에는 분산 투자라는 인식을 주는 ‘ETF’ 용어가 빠지고 기존 사전교육(1시간)에 더해 별도의 심화 교육(1시간)을 이수하며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 이상 예치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21일 기준 신청자는 1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떤 ETF를 골라야 할까?
ETF를 고를 땐 유동성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한 ETF는 매매 편의성이 높아 투자자가 언제든지 사거나 팔 수 있습니다. 가격 투명성도 높아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좁게 형성돼 비용도 절감됩니다. 또 ETF의 시장 가격이 순자산가치(NAV)에 가깝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TF 시장은 ETF가 설정, 환매되는 발행시장(1차)과 ETF가 상장돼 거래되는 유통시장(2차)으로 나뉩니다. 발행시장에서 ETF는 대량의 단위(CU, Creation Unit)로 설정 또는 환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법인투자자만이 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행시장에서 ETF 설정을 원하는 경우, 투자자는 지정참가회사(AP)로 지정된 투자매매 및 중개업자를 경유해 ETF 설정에 필요한 주식바스켓을 납입하고 ETF를 인수합니다. AP는 대규모의 자본력을 갖춘 증권사나 금융기관으로, ETF 운용사와 직접적으로 ETF 증권의 설정 및 환매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주체입니다.
예를 들어, KOSPI 200 ETF의 설정 단위가 5만주라면, AP는 KOSPI 200 지수를 구성하는 200개 종목을 각각의 비중대로 매수해 운용사에 제공하고, 5만 주의 ETF 증권을 받는 것입니다.
환매는 이와 반대로 AP가 운용사에 설정 단위에 해당하는 ETF 증권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운용사로부터 기초자산 바스켓을 현물로 돌려받는 과정입니다. 운용사는 환매된 ETF 증권을 소각해 시장의 총 ETF 수량을 줄입니다.
2차 유통시장은 우리가 흔히 아는 증권 거래소에서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ETF를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장입니다. 이때 시장 조성을 위해 유동성공급자를 반드시 두어야 하며 이를 LP(Liquidity Provider)라고 합니다.
2차 시장의 유동성은 주로 거래량과 호가 스프레드에 의해 측정됩니다. 거래량이 많고 호가 스프레드가 좁을수록 유동성이 높다고 평가됩니다. 호가 스프레드는 매수 호가(ETF를 매수하려는 최고 가격)와 매도 호가(ETF를 매도하려는 최저 가격) 간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유동성이 낮은 비상장 채권이나 해외 소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는 호가 스프레드가 넓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는 특히 대규모 거래를 할 때 호가 스프레드가 넓은 ETF는 예상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두 시장은 AP의 차익거래 활동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2차 시장에서 ETF의 시장 가격이 1차 시장의 순자산가치와 괴리가 발생하면 AP는 괴리를 이용해 차익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차익거래 활동은 ETF의 시장 가격이 순자산가치에 근접하도록 유지시켜, 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거래량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일 거래량이 많을수록 해당 ETF가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대량으로 ETF를 매수·매도해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적게 미치게 됩니다.
LP의 수와 활동성은 ETF의 유동성을 보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LP들이 많아지면 서로 더 유리한 가격에 거래를 체결시키기 위해 경쟁합니다. 이 과정에서 호가 스프레드가 더욱 좁아지게 됩니다.
추적오차와 괴리율도 살펴보자
ETF를 고를 때 추적오차와 괴리율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ETF는 기초자산 가격의 흐름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추적오차는 ETF 순자산가치가 기초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며, 주로 ETF 포트폴리오에 기초지수 구성종목 전체를 편입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추적오차가 큰 ETF는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입니다.
괴리율은 ETF가 거래되는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차이를 의미하며, ETF와 기초지수(차이나 본토 주가지수 등) 거래시간 차이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ETF의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거래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해외지수나 원자재 ETF는 환율 위험이 내재돼 있단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해외에 상장된 지수나 농산물∙원자재 선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는 기본적으로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됩니다.
예를 들면 미국 S&P지수에 연동되는 ETF에 투자하는 경우 지수가 10% 오르더라도 1달러당 원화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원화환산 수익은 거의 없을 수도 있고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환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ETF도 있습니다. 헤지를 통해 환위험을 상쇄한 ETF는 펀드명 말미에 ‘(H)’자를 부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ETF 등에 투자할 때는 환율효과를 주요 투자판단 요소로 감안해야 합니다.
다양한 ETF가 쏟아지며 투자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그만큼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됩니다.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ETF를 든든한 ‘코어’ 자산으로 두고, 레버리지 같은 고위험 상품은 소액으로 짧게 접근하는 ‘위성’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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