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美, 존스법 유예 추가 연장 유력”

외국 선박에도 미국 내 연료 운송 계속 허용 검토

고유가 완화 기대 속 “효과 제한적”·해운업계 반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덤 홀러(Freedom Haulers)’ 이니셔티브 발표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덤 홀러(Freedom Haulers)’ 이니셔티브 발표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치솟는 휘발유 가격을 잡기 위해 100년 넘게 유지돼 온 해운 규제를 다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을 자국 선박에만 허용하는 ‘존스법(Jones Act)’의 유예를 추가 연장해 외국 선박의 연료 운송을 계속 허용하는 방안이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6일 종료 예정인 존스법 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경에는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미국 정부는 외국 선박의 미국 내 연료 운송을 계속 허용하면 공급을 늘려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스법은 1920년 제정된 법으로 미국 항구와 항구 사이의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운항하는 선박만 운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해운산업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보호무역 법안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란과의 전쟁 이후 존스법 적용을 60일간 한시적으로 유예했고, 이후 다시 90일 연장했다. 오는 16일 종료 예정인 현재의 유예 조치는 존스법 역사상 가장 긴 적용 중단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존스법 유예가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인 유가 대응책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증산을 요구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 때문에 원유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며 “횡재이익세 부과나 휘발유 가격 통제도 현실성이 낮은 만큼 존스법 유예가 사실상 선택 가능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다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맥널리 대표는 현재 갤런당 약 4달러 수준까지 오른 미국 휘발유 가격을 존스법 유예가 몇 센트 정도 낮추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존스법 추가 유예를 둘러싼 반발도 적지 않다.

미국 해운업계는 외국 선박에 국내 운송을 허용하면 미국 해운산업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해운파트너십의 제니퍼 카펜터 회장은 “존스법 유예는 미국 내 상업 운송을 중국과 러시아 연계 기업을 포함한 외국 사업자에게 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스법 유예를 더 이상 연장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