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강조
형소법 개정으로 검사 수사권 전면 폐지에
“수사준칙·시행령 등은 촘촘히 만들어야”
일각 ‘공소청 인력 축소’ 주장, 강하게 ‘일축’
법무부, 배임죄 정비·대체입법 신속 추진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오는 10월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전환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신설되는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차 수사기관에서 넘어온 기록만으로 공소청이 공소 제기·유지를 해야 한다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더라도 공판검사 등 역할이 막중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5일 오전 경기 과천에서 열린 ‘2026년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 사전브리핑에서 ‘중수청 설계가 개략적으로 나왔는데 공소청 준비가 어떻게 되고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송치사건을 분석하고 기소하는 공소 유지 인력이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관한 국무회의에서는 지난 4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조만간 법안이 공포되면 개정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 2일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과 함께 시행된다.
“공소청, 대폭 축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데 그렇지 않아”
정 장관은 “중수청은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고,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는 것이기에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다만 보완수사를 포함해 공소청이 수사를 하지 않게 돼 (인력 등을) 대폭 축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증권 범죄와 담합 범죄 등에서만 하는 등 인지수사 비중이 높지 않았다”며 “송치사건을 분석하고 기소해서 공소 유지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1차 수사기관에서 넘어온 기록만으로 공소 제기·유지를 하기에 공판검사는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검·경 합동수사 근거 규정 마련 필요성 국회에 강조
정 장관은 이날 검찰과 경찰이 합동 수사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마련 필요성을 국회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마약과 금융·증권 분야 등에 9개 합동수사본부(합수본)를 운영하고 있다”며 “어떻게 유지할지 논의 중인데 검사의 법률적 자문 역할 등을 어떻게 할지 수사준칙이나 관련 시행령을 만드는 데 촘촘히 해야 할 것 같다. 직접수사는 안 하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장관은 마약범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 합수본 활동 설치 근거를 조속히 만들고 나아가 마약청과 같은 별도 청을 만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마약 제조·유통·판매·투약을 단절시키는 데 가장 큰 성과를 낸 것이 마약 합수본”이라며 “(파견된) 경찰도 협업 체계가 좋다고 한다”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지난 6월 시행된 지방선거 과정 중 있었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가 연말에 도과되는 점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해도 보완수사가 필요해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는 동안 공소시효가 도과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 장관은 “현재 검사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죽을 힘으로 사건을 뛰지 말아 달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사건이 여느 때보다 있는데 굉장히 걱정된다. (향후) 제대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법무부, 배임죄 정비·대체입법 신속 추진
법무부는 이날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통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마약 등 민생침해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가해자 실시간 위치 확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으로 범죄피해자를 더 두텁게 보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규모 생필품 담합을 적발하고, 국가 상대 국제소송·중재 사건에서 승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는 올해 하반기 ▷국민이 안전한 나라 ▷경제를 살리는 실용 법무행정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 ▷미래로 향하는 법무혁신 등 4가지 분야를 중점으로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법무부가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불명확한 구성 요건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는 배임죄를 정비하고 처벌 공백을 막기 위한 대체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355조 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동법 356조는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해당 조항을 위반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경제계는 처벌 대상과 범죄 구성요건이 불분명해 정상적인 경영활동도 형사처벌 리스크에 노출된다며 배임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올해 1월에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등 경제8단체가 국회와 법무부에 배임죄 개선 방안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립법무병원의 AI 행동분석시스템을 통한 고위험 피치료감호자의 이상행동 감지 및 맞춤형 치료를 확대하는 등 법무행정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증권 분야에 도입돼 있는 집단소송제의 확대를 추진해 소액·다수 피해자들의 손쉬운 권리 구제를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뒤 사의설이 불거졌다. 최근 신임 검사 임용식에서도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드러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께서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교정공무원 고통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시고, 어려운 교정공무원과 함께하라고 하셨다”라고 말을 아꼈다.
bel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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