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비사업 공급효과 담은 ‘백서’ 브리핑
“이주비 대출 규제 풀어야” 법령 개정 재차 건의
“과거 도시재생 정책으로 중장기 공급 무너져”
“표준처리기한제·절차 병행처리로 시기 단축”
[헤럴드경제=김희량·윤승현 기자] 서울시는 “가용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주택공급 수단”이라며 정부에 정비사업 규제완화를 재차 건의했다. 서울시는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시의 공급 부족의 원인을 물은 것에는 “과거 정비구역 대량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 잇따른 정비사업 규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차 정비사업 보고서’를 공개하며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 호 착공을 통한 주택공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는 지난 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달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오 시장에게 “일반적으로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 현황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했었다.
이날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최근 3년 통계를 보면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이 민간에서 공급됐고,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가 82%, 비아파트가 18%에 달했다”며 “아파트 공급 중에서도 63%가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보고서를 통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효과도 구체적으로 담았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 증가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개발을 통해 기존보다 27.4%, 재건축을 통해 44.2%의 주택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는 253개 정비사업 구역에서도 기존 주택 수보다 39.2%의 공급 순증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재개발 대상지는 기존보다 29.7%, 재건축 대상지는 48.5%의 주택이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 결과가 정비사업이 기존 주택을 단순히 철거하고 다시 짓는 사업이 아니라, 도심 안에서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서울시는 보고서에서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이 단기간의 수요 증가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과거 정비구역 대량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 잇따른 정비사업 규제가 누적되면서 발생한 구조적인 공급 공백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서울이 겪고 있는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공급 억제 중심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재생 중심으로 주택정책이 전환되면서 기존 정비구역 389곳이 대규모로 해제됐고 신규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지면서 서울의 중장기 주택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됐다”면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이 전무(0건)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35층 이하의 일률적 높이 규제와 ‘역사·문화 흔적 남기기’ 등 각종 개발 억제 정책을 병행하면서 정비사업 추진 여건을 전반적으로 위축시켰다고 덧붙였다.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도 정비사업 위축 요인으로 손꼽혔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추진 기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사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지며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정비사업장은 26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 개선을 위해 ▷(임대주택)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및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1.2배) ▷(지위양도)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유예 (3년한시) ▷(이주비) 이주비 대출 규제완화 요청 (LTV 40→70%) ▷(동의율)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75→70%)를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와 더불어 민간정비사업의 속도 개선을 위해 계별 행정 처리기한을 명확히 하는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는 병행처리를 확대해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용산어린이정원’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전혀 협의한 바 없다”며 “실무적으로는 준공업부지, 폐교부지에 대한 논의만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6일 오세훈 시장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부담 증가, 정비사업 지연과 민간임대 공급 위축 등 주택시장 불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시는 이날 제기된 의견도 정부에 전달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확대 대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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