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공백 끝 인천경제청장 공모
박찬대 시정부 경제정책 좌우할 첫 시험대… 그 인물은 누구
송도·영종·청라 미래 좌우할 중대 인선
‘보여주기 투자유치’ 넘어 실질적 성과 요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신임 경제청장 공모가 시작됐다. 공석 7개월 여 만이다.
지난해 12월 전임 경제청장 사임 이후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지난 7월 박찬대 인천시장 민선 9기 시정부 출범 후 한달여 만에 공모가 진행됐다.
박찬대 시정부의 신임 경제청장 자리는 지난 6·3 지방선거 기간 부터 박 시장 인수의원회 마무리 시기까지 몇몇 인물들이 거론됐다. 하지만 소문에 불과했다.
박 시장과 함께 갈 차기 경제청장은 과연 누구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경제청장 인선은 단순한 기관장 교체가 아니다. 민선 9기 시정부의 경제정책과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선택이다.
이제 ‘자리’가 아닌 ‘성과’로 증명
인천경제청은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외국인 투자유치와 도시개발, 첨단산업 육성, 국제도시 경쟁력 확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경제청장은 행정가인 동시에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를 상대하는 최고경영자(CEO)이다. 또한 시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개발과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청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까웠다.
송도와 영종, 청라에서는 대형 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방향이 변경됐고 국제학교 유치 등 일부 사업은 무산되거나 법적 분쟁과 행정 논란 등으로 이어졌다.
투자유치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도 반복됐다. 협약(MOU)은 적지 않았지만 실제 투자와 기업 입주,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충분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제청은 성과를 강조해 왔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와는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해외 투자설명회와 출장 역시 횟수보다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후속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같은 이유다.
문제의 본질은 사업 하나의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다. 경제청에 대한 신뢰다.
투자유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기업은 행정의 일관성과 투명성, 의사결정의 신속성, 공직자의 전문성을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청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흔들리거나, 사업마다 논란과 갈등이 반복된다면 누구도 장기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이번 공모는 이런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전문성·청렴성 갖춘 혁신형 리더 주목
새 경제청장은 전문성과 청렴성,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송도의 바이오산업과 국제업무도시, 영종의 공항경제권과 복합관광도시, 청라의 의료·금융·첨단산업 등 각 지역의 현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제는 ‘보여주는 투자유치’에서 ‘결과를 만드는 투자유치’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협약 건수보다 실제 투자금액, 기업 입주율, 고용 창출,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을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이 원하는 경제청장은 많은 국내외 기업을 인천으로 데려오고 투자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다.
경제청은 인천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관이다. 그 수장은 개발사업을 관리하는 행정가를 넘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개혁가여야 한다.
이번 경제청장 인선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반복되는 논란과 불신 속에 머물 것인지를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인천에 필요한 경제청장은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성과를 남기는 사람이다.
더 이상 과거의 관행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 투자유치는 실적으로, 행정은 투명성으로, 조직은 혁신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 병폐도 완전히 도려내야
이젠 조직도 개혁이 필요하다. 역대 경제청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고질적인 카르텔적인 조직 병폐도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조직 내 인사,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강행되는 인사 등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새술은 새포대에 담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박찬대 민선 9기 새 시정부 출범에 맞게 경제청도 이제 ‘환골탈태(換骨奪胎)’ 해야 한다.
부정부패가 없는 시민이 신뢰하는 경제청, 기획된 인사 및 불공정 행정을 하지 않는 경제청, 기업이 찾는 경제자유구역을 만드는 것이 새 경제청장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책무다.
오직하면 지역 시민단체들도 경제청장 선발 과정에 송도·영종·청라 주민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하겠나.
시민은 더 이상 화려한 구호를 기대하지 않는다. 투명한 행정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를 원한다. 새 경제청장은 바로 그 기대에 답해야 한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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