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영향 입찰 706건·계약금액 2940억원

입찰 담합에 물량 합의까지 “매우 중대한 위법”

최고 부과기준율 단순 적용 시 과징금 588억원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공립병원이 발주한 검체검사 용역 입찰에서 12년 넘게 담합한 혐의를 받는 7개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른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입찰 등의 계약 규모는 약 29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사무처는 국공립병원 등의 검체검사 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 7개 검체검사 수탁·수탁지원 사업자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해당 사업자들에게 송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담은 문서로,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를 최종 판단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제재 수위도 확정한다.

이번 사건의 대상 사업자는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 지씨셀, 의료법인 삼광의료재단, 삼광랩트리, 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재단법인 씨젠의료재단, 의료법인 이원의료재단 등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사업자가 201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장기간에 걸쳐 국공립병원 등이 발주한 검체검사 용역 입찰 등 706건에서 입찰 담합과 물량 합의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 행위의 영향을 받은 입찰 등의 규모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약 2940억원 수준이다.

검체검사는 혈액이나 소변, 체액, 조직 등 인체에서 채취한 검체를 대상으로 특정 물질을 검출·측정하거나 형태학적 이상 여부를 판독해 질병 감염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검사다. 간염 등 바이러스 검사와 각종 암 조직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병원은 자체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일부 검사를 전문기관에 맡기고 있다. 검사 수요가 적어 직접 수행할 경제성이 떨어지거나 진단 장비·시설 또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수탁업체는 병원에서 검체를 수거한 뒤 전문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검사하고 결과를 병원과 연계된 전자시스템을 통해 전달한다.

국공립병원은 2010년대 후반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이 같은 검체검사를 맡을 수탁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심사관은 7개 사업자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물량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향후 금지명령 등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과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사건의 담합 영향 계약금액 2940억원 전부를 관련매출액으로 가정해 최고 부과기준율인 20%를 단순 적용하면 산정기준상 과징금은 최대 588억원에 이른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매출액을 확정하고 가중·감경 등 조정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최종 부과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7개 사업자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거나 증거자료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