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대형 증권사 순익 전년比 141%↑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한때 9000선을 돌파했던 올해 2분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관리(WM)·트레이딩 부문 호조에 더해 은행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 등 국내 10개 대형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당기순이익은 5조9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37%, 지난해 2분기보다 141% 증가한 규모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연간 총 9조1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분기 한 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이익의 약 66%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조90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9.4% 급증했다. 1분기 1조1억원에 이어 증권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1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스페이스X 상장주식 자산의 평가이익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6월 말 종가 170.86달러를 기준으로 평가이익만 1조6242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신한은행 1조3016억원, KB국민은행 1조1240억원, 하나은행 1조213억원 등 국내 주요 은행의 같은 기간 순이익도 웃돌았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도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분기 실적을 처음 추월했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부 증권사는 증가율이 400%를 넘어섰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순이익 증가율이 1%대에 그쳤다. 올해 말까지 시행 중인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2분기 코스피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영향이 컸다. 거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뿐 아니라 WM과 연금, 트레이딩 등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도 함께 개선됐다.
은행 예·적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의 금융자산 가운데 예·적금 비중은 28.3%로 2024년 36.2%보다 7.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국내외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은 21.1%로 같은 기간 6.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3분기부터는 증권사 실적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오르며 9400선에 근접했지만 이후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 여파로 지난달 29일 장중 5262.77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대금도 줄었다. 지난 6월 하루 50조347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일평균 24조8214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거래대금 감소가 이어질 경우 브로커리지 등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주가 조정으로 증권주의 투자 매력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국면에서 증권사들의 2분기 호실적으로 증권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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