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판 디시인사이드’로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오는 18일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S&P500에 편입된다. 2024년 3월 증시에 상장한 지 약 2년 5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이용자 증가세가 주춤했다는 평가에도 광고 사업을 빠르게 키우며 미국 대표 기업 반열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레딧은 최근 이용자 증가세 둔화 우려에도 광고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1% 늘었지만 미국 내 일간활성이용자(DAU)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 사실상 정체됐다. 이용자가 크게 늘지 않는데도 광고 매출은 빠르게 증가했다.
말릭 아흐메드 칸 모닝스타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광고 수익화 엔진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미국 DAU는 전 분기 대비 사실상 정체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레딧의 중기 성장이 신규 이용자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기존 이용자에게 광고를 더 많이 보여주고 관심사에 맞는 광고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데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레딧의 광고 경쟁력은 관심사별로 이용자가 모이는 사이트 구조에서 나온다. 레딧은 하나의 게시판에 모든 이용자가 모이는 서비스가 아니다. 게임·IT·주식·가상자산 등 관심사별로 수많은 게시판이 따로 운영되고,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게시판을 찾아 글과 댓글을 올린다. 개별 게시판은 ‘서브레딧(subreddit)’이라고 부른다.
관심사별로 나뉜 서브레딧은 맞춤형 광고를 팔기에도 유리하다. 주식에 관심 있는 이용자는 주식 게시판에서, 게임 이용자는 게임 게시판에서 활동한다. 이용자가 어느 서브레딧에서 활동하는지에 따라 관심사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만큼 광고주도 관심사에 맞춰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이용자 수가 크게 늘지 않아도 기존 이용자에게서 얻는 광고 수익을 키울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들이 모인 서브레딧은 실제 증시를 움직이기도 했다. 특히 주식 관련 서브레딧이 대표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종목과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r/wallstreetbets)’는 2021년 초 이곳에서는 게임스톱에 대규모 공매도가 몰렸다는 분석이 확산된 진원지였다. 해당 서브레딧에서 시작된 이용자들의 집단 매수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스퀴즈’(공매도로 발생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행위)까지 유발했다. 게임스톱처럼은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과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밈주식’으로 부르게 된 시초다.
레딧은 오는 18일 S&P500 편입으로 또 한 단계 올라선다. 2024년 3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지 약 2년 5개월 만이다. S&P500은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약 80%를 담는 대표지수로, 이 지수를 추종하거나 운용 성과의 기준으로 삼는 자산만 약 20조달러에 이른다. 관심사별 게시판에서 이용자들이 글을 올리던 커뮤니티가 이제 미국 대표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의 투자 대상이 된 것이다.
앞서 국내에서도 디시인사이드가 증시 입성을 추진한 사례는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2006년 코스닥 상장사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하며 우회상장을 추진했고, 당시 김유식 대표가 이듬해 코스닥시장 상장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상장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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