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비트플래닛 대표

크립토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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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가 디지털자산 정책, 기술, 시장을 둘러싼 전문 식견을 담은 ‘크립토 인사이트’를 선보입니다. 디지털자산 시황, 글로벌 최신 이슈 및 제도권 편입 흐름 등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현안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제공합니다. ‘크립토 인사이트’는 복잡한 시장 구조를 명쾌하게 이해하고 디지털자산의 미래 가치를 가늠하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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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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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벤치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나스닥 지수처럼,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상태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바라보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대표적 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비트코인은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는 동안에도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 자산의 위치를 유지했다. 비트코인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알트코인을 포함한 시장 전체가 함께 조정받았기 때문이다.

카이코 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알트코인도 올해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비트코인과 높은 동조화를 보였다. 각 암호화폐가 개별 요인만이 아닌, 시장 전체의 위험선호 변화에 따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동조화 자체가 비트코인이 ‘지수’가 됐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장 전체의 위험과 방향을 보여주는 벤치마크 자산임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제도권 금융과 비트코인의 결합이 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은 기존 증권계좌와 자산관리 플랫폼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과 유사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미국 현물 ETF와 상장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전체 유통량의 약 12%로, 1년 전 8.7%에서 3.3%가량 증가했다. 개인 중심 시장에 ETF와 상장기업이라는 새로운 수요층이 추가된 것이다.

자금의 이동 경로도 변화 중이다. 과거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매도 자금이 이더리움과 중소형 알트코인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활발했다. 반면 ETF 등 전통 금융상품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거래소 내부 유동성과 다른 경로를 갖는다. 비트코인 ETF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이동하지 않고 주식, 채권이나 현금 등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

가격 급락 이후에도 ETF 수요가 반복적으로 회복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시장 조정 과정에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대규모 자금 유출을 겪었지만, 이달 초에는 일주일 만에 약 8억6000만 달러가 다시 순유입됐다. ETF에는 기관뿐 아니라 개인, 헤지펀드, 자산관리 자금 등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한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뒤에도 전통 금융 시스템을 통한 비트코인 수요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반면 한국 시장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금융당국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 가능한 이용자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실제 거래한 비율은 19.5%에 그쳤고,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액 역시 지난해 초 약 125조원에서 약 57조원으로 감소했다.

결국 미국에서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 ETF, 상장기업, 자산운용사 등을 통한 새로운 수요층이 더해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개인이 시장 유동성을 좌우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같은 비트코인 시장이라도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 여부가 시장의 구조를 달리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제 디지털 자산 시장의 향방과 리스크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동력은 단기적 시장 심리보다 ETF, 상장기업,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 시스템과 비트코인의 결합에서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다음 단계는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벤치마크 자산’으로 자리 잡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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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