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일 전 조합원 대상 투표 실시
중노위 결정·투표 결과 따라 파업권 확보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 등 요구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 중인 조선업계까지 파업 절차에 돌입하며 산업계 전반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자동차·철강 등 주요 제조업의 노사 갈등이 거세지는 가운데, 주요 조선사 노조는 성과 공유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5일 오전 6시 30분부터 27일 오후 1시 30분까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가결 조건은 조합원 재적 대비 과반수 찬성으로, 노조는 오는 24일까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이후 지부 규정에 따라 지부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이후 전체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찬성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일반사업장의 노동쟁의 조정기간은 신청일로부터 10일로, 조정 종료 예정일이 이달 24일인 만큼 가장 빠른 시점에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부쟁의대책위원회는 최근 1차 회의를 열고, 주요 안건으로 ▷통합교섭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제1호 행동지침 ▷지단쟁대위원 구성 등을 상정해 의결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 조합원 1호 행동지침은 ▷안전모 ‘단결투쟁 머리띠’ 또는 ‘단결투쟁 스티커’ 부착 ▷쟁의행위 찬반투표 참여 등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5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호봉승급분 별도 반영을 비롯해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휴가비와 축하금의 통상임금 산입, 신규 인력 채용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사측은 현재 구체적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협상에서는 조선업계 호황에 따른 기본급 인상 수준과 상여금 및 성과급 확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HD현대삼호 노조도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 중이며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도 향후 상여금 및 성과급 확대가 노사 간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교섭이 팽팽한 배경에는 급증한 실적이 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5조87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4조776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 년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81%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노조 측은 호실적에 걸맞는 보상과 성과공유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주요 제조업에서 잇따라 파업 위기가 발생하며 생산 병목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임금협상 난항으로 이날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가 하루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이는 것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의 누적 매출 차질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노동조합 및 포스코 노동조합도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물밑 교섭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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