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발급·부실 학사·수도권 쏠림 등 문제 지적
교육부·법무부 “교육 질 높이고 취업·정착까지”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시대를 맞아 대학 현장에서 유학생 유치 중심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교육과 취업, 지역 정착까지 이어지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와 한국이민정책학회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취업·정착 연계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세미나’를 열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유학생의 유치 이후를 둘러싼 현장의 문제와 해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문성제 선문대 총장은 현재 유학생 정책이 지방대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생존 문제와 맞물리면서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지금은 유학생들을 서로 뺏고 뺏기는 상황”이라며 “유학생을 유치하고 교육하고 그 지역사회에 정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대학에서 유학생을 하루 수업한 뒤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사실상 방치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이것이 스터디코리아 300K와 교육국제화 인증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지난 2023년 발표한 ‘스터디 코리아 300K’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법무부 통계상 올해 2월 기준 유학생은 31만명 수준까지 늘었다.
지역 대학이 어렵게 유치한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정기 고신대 총장은 지역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정착·취업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데다 수도권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고, 지역 대학의 경우 비자 발급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학생들도 지역보다 수도권을 선호하고 수도권 대학도 공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다”며 “지역 대학과 지역에 있는 유학생의 유치와 비자에 대해서는 수도권 쏠림을 막을 수 있도록 좀 더 유연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지역으로 유학생을 데려오는 것과 지역에 남도록 하는 것 사이에 연결고리가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류이현 민주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유학생 정책을 유치 규모가 아니라 학업의 질과 이후 삶의 경로까지 포함해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연구위원은 전문대 유학생의 한국어 능력 충족 비율이 전국적으로 30%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등을 언급하며 “질적 확대는 유치 규모뿐만 아니라 학업과 직업의 질을 의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전공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졸업 후 취업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결국 국내 정착에도 한계가 있다는 취지다.
정부, 9월께 유학생 정책 종합 방안 발표 예정
이에 교육부는 유학생 정책을 양적 유치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최하영 교육부 교육국제화담당관은 “유학생 규모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인구 소멸이나 산업 인력 부족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와 지역이 필요한 분야의 인재를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학생의 한국어·전공 역량과 중도 탈락 예방 노력 등을 교육국제화 인증제에 보다 중요하게 반영하고, 주 1회 수업이나 온라인 수업 중심의 부적정한 학사 운영도 관리할 방침이다. 재학 중부터 전공·언어·직무 역량을 쌓아 졸업 후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법무부 역시 유학과 취업, 정착을 연결하는 비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향숙 법무부 외국인 정책본부 체류관리과장은 “유학생 정책은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인력·외교·지역 정책이 교차하는 복합 행정”이라며 외국인 유학생을 우리 사회의 핵심 예비 인력으로 인식하고 관리와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역특화형 비자에 이어 지자체가 지역 전략산업과 인력 수요를 파악해 대학과 함께 유학생을 선발·추천하면 유학 비자와 취업 비자를 연계하는 광역형 비자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법무부가 최근 5년간 유학생의 학업·취업 경로를 분석한 결과 취업한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대학 소재 지역에 정착하는 경향이 확인된 만큼, 이를 지역 정착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9월께 유학생 정책의 질적 전환과 우수 인재의 유치·양성·취업·정착을 담은 종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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