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국민당’ 내달 5일 뉴델리 대규모 행진 예고
두달 시위로 교육장관 사퇴시켰지만…“정부, 나머지 약속 외면”
입시생 보상·시위대 고발 철회 요구…모디 정부 다시 시험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우리의 인내를 나약함으로 착각하지 말라.”
인도 정부를 상대로 두 달간 시위를 벌여 교육부 장관의 사퇴까지 끌어낸 Z세대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다시 거리로 나선다. 정부가 시위 중단을 조건으로 내건 약속 가운데 장관 사퇴를 제외한 나머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인도 NDTV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CJP는 전날 성명을 내고 다음달 5일 수도 뉴델리의 인디아게이트에서 델리 경찰본부까지 대규모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진에는 전국 의대 입학 자격시험(NEET) 문제 사전 유출 사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입시생의 유가족과 최근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앞장설 예정이다.
CJP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지난달 25일 입시생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시위 참가자 고발 철회 등을 약속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CJP는 성명에서 “우리의 인내가 나약함으로 오인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선의가 정부가 우리를 배반할 기회로 변질돼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진은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전국 대학생과 청년단체에 동참을 촉구했다.
‘바퀴벌레국민당’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지난 5월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당시 칸트 대법원장이 실업 상태인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빗대자 이에 반발한 젊은이들이 해당 표현을 역으로 가져와 CJP를 결성했다.
처음에는 풍자에 가까웠던 움직임이었지만 청년층의 호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세를 불렸다. CJP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2300만명을 넘어섰다.
CJP가 본격적으로 모디 정부와 충돌한 계기는 NEET 문제 유출 사태였다. 인도 의대 진학을 좌우하는 시험에서 문제 사전 유출과 부실 운영 논란이 불거지자 CJP는 지난 6월 대규모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는 약 두 달 동안 이어지며 뉴델리를 넘어 인도 전역으로 확산했다. 결국 모디 정부는 지난달 25일 CJP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고,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시위도 일단락됐다.
하지만 CJP는 교육장관 사퇴를 제외한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입시생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시위 참가자들의 고발 철회 등이 대표적이다.
모디 정부도 청년층의 불만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인도 대법원이 중대한 법 위반 혐의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 시위 참가자에 대한 고발을 철회할 수 있다고 판단하자 정부도 이를 지지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15일 독립기념일에도 대학생과 실업 청년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며 젊은 층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CJP가 예고한 행진에 대규모 인파가 다시 결집할 경우 어렵게 진정시킨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달간의 거리 시위로 현직 교육부 장관을 물러나게 한 인도 Z세대가 이번에는 모디 정부에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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