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발언
선제 통화정책, 주택가격에도 도움
10월 금리는 물가·명목GDP 주목
환율 아직도 예년에 비해서는 높아
6개월간 4번 통방 중 한 번 더 인상 가능성
[헤럴드경제=김벼리·유혜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기준금리 연속 인상 배경에 대해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현송 총재는 27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소득 여건 개선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근원물가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은 연속 인상이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 선제 대응은)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긴축 강도를 줄이고, 성장 부담을 완화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연구 결과”라며 “이런 대응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저희는 이번에 호미로 정책을 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본격적으로 물가를 밀어 올리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황건일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는 “(황 위원도)큰 그림에서는 공감했고, 깊은 논의를 통해서 어떻게 진행하는 것인지 바람직한가(를 논의했다)”며 “전술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8월이나 10월 인상 정도 (전망이)있는 걸로 아는데 조기 대응하면서 비용을 줄였다”며 “환율도 추가 반영되고, 국채금리도 인상에도 불구하고 약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한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최근 금융 불안정 상황이 심화한 것도 연속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신 총재는 최근 금융시스템의 중장기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장기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금리가 특효약은 아니지만, 대체로 보면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취약지수가 내려간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신 총재는 평가했다. 그는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아직도 예년에 비해서는 높다”며 “통화정책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고,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선제적 대응이 적당했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통화 정책의 선제 대응을 통해 (원화가)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 그러면 수입물가 상승률도 상당 부분 상쇄되면서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통화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금통위원들의 6개월 금리 전망 점도표 상 완만한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통위원 금리 전망 점도표의 중간 지점이 3.25%”이라며 “6개월간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4번 있는데 지금보다 한 번 더 인상한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이유는 이번에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효과를 봐야 한다”며 “금리를 선제적으로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그만큼 환율도 내리고 수입 물가, 인플레이션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월 통화정책 방향의 주요 지표로는 8·9월 물가지표와 2분기 명목GDP(국내총생산) 등을 꼽았다. 신 총재는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전에 8·9월 물가지표를 가져갈 수 있다. 물가지표가 중요하다”며 “2분기 GDP 잠정치, 특히 9월 초에 발표되는 명목 GDP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지수도 중요하다”며 “기업 심리지수에 강한 성장세와 소득여건 개선이 반영된 것 같다. 모든 경제 주체로 흘러갈 채널이 있는데 아직 더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신 총재는 GDP갭률이 플러스(+)로 바뀌는 시기가 애초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DP갭률이란 잠재 GDP에 비해 현재 실질 GDP가 어느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플러스면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 능력보다 과열된 상태를, 마이너스(-)면 실제 생산이 경제의 잠재력에 미치지 못하는 침체 상태를 의미한다. 신 총재는 “현재 거의 (GDP갭 플러스 전환)임계치에 있다고 보인다”며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와 같은 모든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있고, 그에 관해 추가로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2.6%)보다 0.7%포인트 올린 3.3%로 제시했다.
한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긴축 정책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재정지출과 통화정책 엇박자는)재정 지출의 상태나 규모, 용도에 따라서 답이 정해진 것 같다”며 “재정지출이 미래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투자에 적용되면 잠재성장률을 올리면서 엇박자가 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은 비교적 명확하다. 재정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라며 “그러면 통화정책을 오히려 돕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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