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항공우주 매출 55% 증가
군용기 MROU 수주잔고 1조8187억원
신조기 공급난에 기존 항공기 ‘고쳐 쓰기’ 확산
엔진 MRO 2030년 매출 5조원 목표
운북 엔진정비공장 5800억원 투자
2027년 이후 엔진 테스트 ‘연 100대 이상’ 전망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한항공이 항공우주 사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방산 일감이 쌓이는 가운데, 새 비행기 인도가 늦어지면서 기존 항공기를 더 오래 써야 하는 항공사도 늘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 통합까지 앞두면서 자체 정비 역량과 외부 수주 기반을 동시에 키우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항공우주 사업 매출은 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2974억원)보다 5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8000만원에서 367억1200만원으로 7배 이상 뛰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군용기 정비·성능개량(MROU)과 항공기 구조물 제작, 무인기 개발·생산 등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군용기 MROU와 무인기를 양대 축으로 방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특히, 방산 분야 수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6월 말 군용기 MROU 수주잔고는 1조81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90억원의 7.6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서도 18.2%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 사업 전체 수주잔고는 4조71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항공기체 수주잔고는 2.6% 늘어나는 데 그쳤고, 무인기는 5.9% 감소했다.
잇단 대형 방산 수주가 호재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과 UH·HH-60 헬기 성능개량 등 60개 항목에 8302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L3해리스와 공군 지휘통제용 항공기 4대 추가 확보 사업에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는 6318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군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까지 연이어 수주했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다. 러시아와 중동 지역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방산 시장이 확대되면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사업 기회도 커지고 있다. 약 50년간 국군과 미군 항공기의 창정비와 개조·성능개량을 수행해온 경험을 기반으로 관련 수주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민간 항공기 엔진 MRO(유지·보수·정비)도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엔진 정비 매출을 약 1조3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정비 계획은 116대로, 이 가운데 외부 항공사와 리스사 등 제3자 물량은 28대로 약 24%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2030년까지 엔진 정비 물량을 연간 500대 이상으로 늘리고, 외부 고객 물량 비중도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장 여건도 대한항공의 MRO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새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면서 기존 항공기를 더 오래 운용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보잉과 에어버스의 상업용 항공기 수주잔고는 약 1만5000대에 달했지만, 연간 인도량은 각각 600대와 793대에 그쳤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기 공급이 정상화되는 시점을 빨라도 2030년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
기존 항공기의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정비와 부품 교환, 엔진 정비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대한항공은 이런 흐름에 맞춰 자체 정비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 항공사와 리스사 물량 수주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 통합도 정비 역량 확대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통합 이후 항공기는 약 300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정비 물량도 늘어나는 만큼, 중정비와 엔진 정비 물량을 재배분하고 인력·격납고·부품 재고 등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이에 발맞춰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 운북동에 약 5800억원을 투입해 엔진정비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초 운북 엔진정비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연간 엔진 MRO 처리능력은 360대로 늘어나며, 부천 등에 분산된 정비 기능까지 통합해 2030년에는 5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엔진 분해부터 세척·검사·수리·재조립·성능시험까지 한곳에서 처리하는 체계도 구축한다.
기체 중정비 공간도 확충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근 약 6만9299㎡ 부지에 1760억원을 투입해 중대형 항공기 2대와 소형 항공기 1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말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엔진 MRO 확대에 따라 성능시험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엔진 테스트 전문 자회사 아이에이티(IAT)는 새 엔진 MRO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7년 이후 엔진 테스트 물량이 연간 100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엔진 테스트 계획은 41대로, 상반기에는 29대를 처리했다.
글로벌 항공엔진 MRO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커질 전망이다. 컨설팅 기업 올리버와이먼은 시장 규모가 올해 700억달러(97조원)에서 2036년 1026억달러(142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엔진 정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비해 부품과 정비시설이 부족해 정비에 걸리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어, 정비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업체의 사업 기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030년 엔진 정비 매출 5조원 목표와 외부 수주 비중 60%, 엔진 MRO 업체의 마진율을 고려하면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water@heraldcorp.com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