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평수, 중대형 매물까지 가격대 붙어”
“갈아타기 문의도 늘어, 매도인은 호가 높여”
동탄 아파트값, 이번주 0.54%↑ 상승폭 키워
전문가들 “탄탄한 수요, 집값 우상향 전망”
“그저께부터 삼성전자 다니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집을 보러 오기 시작했어요. 신혼부부나 1인 가구에게 인기가 많은 소형 평수 매물 가격이 중대형 평수에 거의 붙었습니다.”
[헤럴드경제(동탄)=윤승현·홍승희 기자] 삼성전자가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 대상 최대 5억원의 저금리 사내 대출을 시행하면서 규제지역 지정 이후 잠잠했던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 다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금 여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까지 사내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10억원 안팎의 중저가 아파트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기자가 직접 찾은 동탄구 목동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아파트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목동은 동탄역에서는 거리가 떨어져 있는 대표적인 ‘셔세권(셔틀버스 정차 지역)’으로, 아직 10억원 전후의 아파트가 몰려 있어 신혼부부 거주율이 높은 곳이다.
동탄구 목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삼성전자 사내대출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매수에 적극적인 젊은 고객들이 늘었다”며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사회초년생도 10억원 이하 주택을 보러 찾아온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 시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주거 안정 지원 제도를 시행한다. 대상 주택은 25억원 이하로, 수도권과 광역시에선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지원 대상이다.
사내 대출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임직원에게 빌려주는 자금인 만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방식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사내 대출에 더해 DSR 및 주택담보비율(LTV)이 허락하는 한 추가적인 은행권 대출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7월 10일부터 동일한 한도의 사내대출 복지를 도입했다. 기존에 슬금슬금 늘어나기 시작한 매수세가 삼성전자 사내대출 시행을 앞두고 더욱 빨라졌다는게 현장의 설명이다.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다른 계열사에서는 이미 어린 연차의 직원들도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보러 오고 있다”며 “단지마다 신고가를 계속 찍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목동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속 등장했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힐스테이트동탄 74㎡(이하 전용면적)이 10억4000만원에, 동원로얄듀크2차 84㎡가 8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조만간 실거래 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젊은 층의 ‘생애 최초’ 매수세도 활발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동탄구에서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19~29세 매수인은 71명에 달했다. 주 수요층인 30대 매수인 292명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탄의 강남’으로 불리는 동탄역세권에서도 매수 상담을 받는 젊은 부부들이 부쩍 눈에 띄었다. 동탄역 인근 여울동은 같은 동탄 안에서도 갈아타기의 ‘최종 목적지’로 꼽힌다. 가격이 10억원 후반~20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어 가장 소득 수준이 높은 부촌이다.
여울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7월에 동탄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거래가 주춤했는데, 최근 다시 상급지 갈아타기 시도와 생애 최초 매수 움직임이 꾸준히 나타나는 중”이라며 “예전부터 사내대출 기대감을 가지고 조용히 지켜보던 손님들마저 내 집 마련에 가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매수 문의가 이어지자 매도인들도 호가를 하나 둘 높이기 시작했다. D 공인중개사 대표는 “사내대출 신청을 앞두고 날이 선선해지니 슬슬 신혼부부나 젊은 아기 부모가 집을 보러 온다”며 “매물을 내놓았다가 수요가 더 늘 거라 기대하며 호가를 높인 사례도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다시 상승폭을 다시 키우고 있다. 지난 8월 24일 동탄구 아파트 가격지수는 102.18(2026년 7월 6일=100)로, 최근 두 달 동안 2% 이상 올랐다. 동탄의 상승폭은 지난 7월 20일 0.25%를 기록하다 이달 17일 0.12%로 내려앉더니, 이번주 다시 0.54%를 기록해 전주 대비 4배 이상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D 대표는 “이곳에 터를 잡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하다 보니 아파트값이 계속 오른다”며 “(규제 영향으로) 다주택자의 급매와 최고가가 함께 나오는 이례적인 상황도 나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동탄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인근 직장인들은 목돈이 생기면 무조건 내 집 마련을 하려 할 것”이라며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되는 지역인만큼 당분간 주택 가격도 우상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탄처럼 기존 인프라가 갖춰진 동네에는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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