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2021년 이후 5년만에 대법원 정기감사
12건의 위법·부당 사항 적발해 통보·주의 조치해
전산장비 보수 용역 과정서 예산 추가 지출 확인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대법원이 법령상 근거도 없이 대법관들에 매달 200만원 수준의 격려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법원 정기감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은 총 12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통보·주의 요구 조처를 했다.
이번 감사원 결과는 대법관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사법부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감사원은 “법원은 2021년 이후 정기감사를 하지 않아 재정 활동의 적정성을 점검, 기관운영의 건전성을 유도하고자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법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국가기관으로서 예산·회계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회계검사를 받는다. 이번 감사 역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예산 집행과 회계 처리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감사에서는 대법원이 예산집행 지침과 달리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에게 매달 200만원 수준의 현금을 격려금으로 지급했다는 점이 적발됐다.
법원행정처는 대법관 12명에게 매달 512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지급하는 것과 별도로,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매월 2회에 걸쳐 평균 200만원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정기 지급했다.
특히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아 법원의 행정사무를 관장하고 소속 직원들을 관리·감독하는 법원행정처장은 그 액수가 더 컸다. 같은 기간 매달 300만원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받으면서 일부 기간에는 400만원이 넘는 격려금을 받기도 했다.
이들 격려금을 2022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전부 합친 액수는 12억 9900만원에 이르렀다.
이에 감사원은 “대법원 예산 집행지침에 따르면 격려금은 우수 부서와 직원 등에 대해 집행하되 법령상 근거 없는 정기적인 지급이 금지됐다”면서 법원행정처장에 정기적인 격려금을 지급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조치했다.
전산장비 유지보수 용역 과정에서도 예산이 불필요하게 추가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2024년 1월 A업체와 계약기간 2024~2025년, 계약 금액 연 79억원 규모의 전산장비 유지보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A업체는 제안서와 사업수행계획서에 윈도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명시했고, 법원행정처 역시 해당 사항이 사업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협상 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협상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윈도우11 업그레이드를 계약 내용에서 제외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는 이유로, 2025년 4월 윈도우11 업그레이드를 별도 과업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계약 금액을 6억5000만원 증액했고, 감사원은 이 같은 금액이 불필요하게 지출됐다고 판단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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