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한 아파트서 93세 할머니 살해
다른 이웃과 싸우다 동조 않자 범행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아파트 이웃과 다투던 중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옆집에 살던 90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살인, 모욕, 폭행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13일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에서 옆집에 살던 93세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평소 B씨가 수년 전부터 자신을 스토킹하고 험담한다고 생각해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A씨는 같은 아파트 주민 C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이야기를 한다’며 이를 따지러 가면서 B씨를 데려갔다. A씨는 C씨에게 항의하던 중 B씨에게 자신의 주장에 동조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B씨가 “그런 적 없다”며 편을 들어주지 않자 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 A씨는 집으로 돌아가는 B씨를 뒤따라 들어갔다. A씨는 현관 앞에서 B씨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양손으로 B씨를 밀쳐 넘어뜨린 뒤 폭행했고, 이후 B씨가 숨 쉬는 것을 확인하고서 추가적인 공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사인은 머리와 목 부위의 다발성 손상에 따른 출혈과 질식 등으로 나왔다.
A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흥분한 상태에서 과거 생각도 나고, 피해자(B씨가)가 소문에 대해 아니라고도 해서 죽이고 싶었다”, “폭행 당시 찰나에 죽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또한 범행 직후 B씨의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119 등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거나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바로 이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1심은 살인 혐의로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가 별도로 기소된 폭행, 모욕 혐의 사건까지 함께 심리한 2심은 세 개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과거에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과를 포함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5회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고령인 B씨에 대한 A씨의 범행 수법과 과거 범죄 전력 등을 고려해 재범 위험성을 인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징역 18년 등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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