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란 남부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던 주택이 폭격을 받아 90여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미군이 인근 군사시설을 겨냥해 투하한 폭탄이 표적을 빗나가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오폭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군은 지난 1일 이란 남부 해안 도시 쿠헤스타크의 통신 단지를 겨냥해 공습을 실시했다. 해당 시설은 민간 지역에 위치해 있었지만, 이란군이 이를 일부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것으로 미군은 판단했다고 WP는 전했다.
작전 내용을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미 해군 전투기는 이곳을 향해 모두 6발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 가운데 5발은 목표 지점에 명중했지만, 나머지 1발은 표적을 빗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WP가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문제의 주택은 당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공습 표적이었던 통신단지에서 불과 440피트(약 134m) 떨어져 있었다.
이란 당국은 이번 폭발로 여성 2명과 4세·16세 아동 등 최소 4명이 숨지고 9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해당 주택을 의도적으로 공격했거나 다른 표적과 혼동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쿠헤스타크에서 미군의 공격 대상으로 지정된 시설은 해당 통신단지 한 곳뿐이었다는 설명이다.
팀 호킨스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달리 결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방공미사일이 공중에서 추락하면서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무기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미군과 상선을 상대로 위협 수위를 높인 데 대응해 미국이 실시한 일련의 보복 공습 중 하나였다.
미 당국은 공습에 앞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표적 위치를 여러 단계에 걸쳐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오폭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군의 표적 선정 과정과 민간인 피해 방지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미군의 이란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란전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에도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한 미군 공습이 인근 초등학교를 타격해 어린이와 교사 등 최소 175명이 숨졌다. WP는 당시 미군이 오래된 표적 정보를 사용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고 보도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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