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여년, 최소 90여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수학 난제를 인공지능(AI) 모델이 학습 시작 불과 88시간만에 풀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자사의 미공개 AI모델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문제는 유체역학에 관한 것으로 19세기에 최초 제기됐고, 1930년대에 정식화됐으며, 2000년엔 100만달러 현상금이 걸린 7대 난제에 올랐다.
대조적인 소식도 있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세계 학생들의 읽기능력이 급락했을 뿐 아니라 저하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를 최근 발표했다. 91개국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 OECD 회원국 전반적으로 읽기능력은 급격한 하락추세로 나타났다. 상위권은 줄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크게 늘었다. 수학·과학은 지속적 하락 또는 정체 추세다. 한국 학생들의 읽기 능력 하락은 더 두드러졌다. 과학 수학도 전년대비 소폭 낮아졌으나 읽기능력은 2000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을 500점으로 가정했을 때 한국은 501점으로 2022년(515점) 대비 14점, 최고점을 찍었던 2006년(556점) 대비로는 55점이나 떨어졌다.
OECD에 따르면 2018~2025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는 학생’ 비율이 평균 약 7%포인트 감소한 반면, 글을 대충 읽고 서둘러 오답을 내는 ‘성급한 독자’는 약 5% 증가했다. OECD는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여러 출처를 연결해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능력이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정작 읽기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문해력이 높고 문제 정의 능력이 뛰어난 직장인들이 AI 도입 후 업무 생산성이 크게 늘었으나 문해력이 낮은 그룹은 작업 오류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나, 생성형 AI로 글을 쓴 집단은 비교그룹에 비해 뇌신경망 연결성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망각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실험도결과도 여럿 있다. AI에 대한 의존이 당장은 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뇌의 인지력을 퇴화시키고 해결해야 할 사고의 빚이 많아진다는 ‘인지부채’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최근 AI의 고도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 현상과 산업 변화는 문해력이야말로 인류 개개인의 생존전략이자 국가의 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교과과정과 대학입시에 서·논술형 문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단순히 평가체계만 바꿔서 될 일은 아니다. AI 시대에 맞는 읽기 쓰기 교육의 전반적인 재편 및 혁신과, 소셜미디어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규제, AI활용에 대한 규준 및 지침 등 문해력 향상 종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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