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상황]
기준금리 인상 후 첫 시차 실증분석
은행 연체율은 15개월 뒤 최대 영향
가계취약차주 연체율이 최대 리스크
[헤럴드경제=김벼리·유혜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뒤 대출금리가 가장 크게 반응하는 시점이 5개월 뒤라는 한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은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금리 인상기보다 높은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이 최대 리스크로 지목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9월)’에 따르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점차 차주의 전체적인 이자부담 증가로 파급될 전망이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은행의 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후 약 5개월, 은행의 연체율은 15개월 후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부문이다. 금융자산·소득 등 완충여력이 부족한 가계와 기업은 이자비용 증가를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 채무상환능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출금리 상승기에도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은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랐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가계부분은 과거 금리인상기에 비해 전체적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줄고 취약차주도 줄었다”면서도 “취약 차주 수는 줄었지만 취약 부분의 연체는 높은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과거 인상기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상환여력이 다소 약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취약부문의 연체 증가가 신용도 하락과 차환 조건 악화로 인해 추가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한은은 경고했다.
그나마 가계의 평균적인 대응 여력은 과거 인상기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우선 지난 기준금리 인상기 대비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와 장기·고정금리대출 확대 추진 등에 힘입어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도 낮아지고 변동금리대출 비중도 2021년 7월 말 68.4%에서 올해 6월 말 56.1%까지 하락했다. 가계 취약차주 비중도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금융안정 상황점검을 주관한 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은 “한국은행은 물가·경기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과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는 등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불균형이 심화하지 않도록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조화롭게 운용하는 가운데,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미시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재정·금융정책과의 정책 공조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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