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659억 이어 포항 5620억 금융 주선…AI 데이터센터로 영역 확대
비수도권 대형 AI·수도권 엣지 데이터센터 공략…GPU 관련 자금조달도 추진
서울역 봉래3지구 6890억원 PF 주관…“사업별 맞춤형 금융구조 중요”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PF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시장은 계속 돌고 돕니다. 새로운 것을 고민하고 찾아야 다음 시장에서도 먼저 나갈 수 있습니다.”
강덕범 현대차증권 구조화금융본부장(전무)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금융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구조화금융의 새로운 영역으로 꼽았다.
현대차증권이 광주와 포항 데이터센터에서 주선한 금융은 총 9279억원 규모다. 시작은 2023년 광주 첨단3지구 장성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자기자본(에쿼티) 5억원이었다. 강 전무는 당시 투자를 두고 “투자금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데이터센터 시장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약 2년간 광주 데이터센터 사업을 공동 개발하고 금융구조를 설계했다. 지난해 12월 첫 PF 대출이 실행됐고 올해 1월 착공했다. 현대차증권은 PF 대출 2959억원과 우선주 700억원 등 3659억원의 금융을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선순위 대출 319억원과 중순위 대출 150억원을 총액인수한 뒤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현재는 광주 데이터센터 2단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광주에서 쌓은 경험은 포항 AI 데이터센터로 이어졌다. 포항 사업은 올해 6월 착공한 뒤 지난달 23일 대출약정을 마쳤다. 현대차증권은 우리은행·우리투자증권·KB국민은행과 함께 PF 대출 4500억원과 우선주 1120억원 등 5620억원 규모의 금융을 주선하고 사업 전반을 자문했다. 이 가운데 중순위 대출 350억원과 우선주 150억원을 총액인수했다.
현대차증권은 비수도권에서는 대형 AI 데이터센터, 수도권에서는 수요처 인근의 엣지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연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관련 자금 조달에도 나서 국내 첫 조달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사업마다 다른 PF…맞춤형 금융구조 설계
기존 PF에서도 사업별 상황에 맞춰 금융구조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 전무는 “같은 사업이라도 시행사와 시공사, 기존 대주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다르다”며 “각각의 요구를 파악해 금융구조를 다시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역 봉래3지구 개발사업이 대표 사례다. 현대차증권은 토지 매입이 시작된 2022년부터 금융주관사를 맡았다. 사업 진행에 맞춰 8차례에 걸쳐 약 2000억원의 브릿지론을 주선했다. 한꺼번에 자금을 빌리는 대신 토지 매입 등에 필요한 만큼씩 조달해 미리 빌린 돈에 이자를 내는 기간을 줄였다.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변수가 생겼다. 철거와 문화재 조사가 끝나지 않아 시공사가 책임준공확약서를 바로 제출하기 어려웠다. 책임준공확약은 시공사가 정해진 기간 안에 공사를 마치겠다는 약속으로, 금융회사가 PF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확인하는 주요 조건 중 하나다.
현대차증권은 대출을 두 종류로 나눠 설계했다. 당장 필요한 자금은 먼저 빌리고, 나머지는 책임준공확약서가 나온 뒤 한도 내에서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두 대출의 상환 순위는 같게 뒀다. 이 방식으로 책임준공확약서가 나오기 전에도 본PF 자금 일부를 먼저 쓸 수 있게 해 추가 브릿지론에 들어갈 비용을 줄였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그룹과 6890억원 규모의 PF를 마무리했다. 강 전무는 “일반적인 대출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며 “각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조건을 파악해 새로운 조달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PF 투자에서도 규모보다 자산의 질을 본다. 현대차증권의 PF 익스포저 비율은 지난해 말 38.3%에서 올해 상반기 30.8%로 7.5%포인트 낮아졌다.
강 전무는 “언제든 다시 매각할 수 있는 좋은 자산이라면 30%는 적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은 자산으로 채워져 있다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위험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선·중순위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일부 지분투자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3년물 기준 전통적인 채권 투자보다 약 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강 전무는 자기자본 1조5000억~2조5000억원 규모 증권사 가운데 투자은행(IB) 부문 1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단기 수익에 치중하기보다 후배들이 이어갈 수 있는 탄탄한 사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IB에서는 1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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