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Global Perspectives’ 패널토론
“AI와 중동전쟁 동시에 물가 상방 요인”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과 관련해 “관건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붐(열풍)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라고 말했다. AI 투자가 중동 전쟁의 충격을 상쇄하며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향후 지속성이 경기 흐름을 가를 변수라는 진단이다.
신 총재는 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CNN Global Perspectives’ 패널 토론에서 ‘(한국이)수출은 강하지만 실질적인 하방 위험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 부분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전망기관들은 2030년까지 내다보면서 향후 3~4년간 1조달러가 넘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글로벌 교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결국 한국 경제로도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현재 한국 경제가 AI 붐과 중동 전쟁이라는 중요한 두 흐름의 교차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측면에서 둘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AI 경제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고 있다”면서도 “중앙은행에 중요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측면에서는 두 요인이 오히려 함께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이 공급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린다면, AI 붐도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양극화, 소위 ‘K자형 경제’에 대한 지적에는 “실제로 상당히 뚜렷한 K자형 경제”라고 인정하며 “인플레이션은 저소득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하고, 통화정책을 제대로 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잡는 것이야말로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안정과 관련해서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그 경험이 거시금융 안정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형성했고, 말하자면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며 “레버리지(차입)나 과잉이 지나치게 커지기 전에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잉이 이미 쌓인 뒤 뒤늦게 조치하면 거품을 터뜨리는 것과 같고 이는 언제나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신 총재는 한은의 금융취약성지수(FVI)를 언급하며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를 100으로 설정한 지표인데 현재는 장기 평균인 46 안팎”이라며 “금융안정이 한은의 핵심 책무인 만큼 늘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 총재는 2% 물가안정 목표에 대해서도 “흔들림이 없다”며 인플레이션 관리 의지를 재확인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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