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의_공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 그의 책 한 권을 언급해도 불필요한 오해는 없을 것 같다. 1982년 제1회 대입학력고사 수석에 사법고시도 수석으로 합격해 아호가 ‘수석’으로 통하는 원희룡(53) 제주지사의 책이다.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는 자전적 에세이인데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점에서, 지극히 정치스러운 <무엇이 미친 정치를 지배하는가?>나 성공심리를 극도로 자극하는 <수석합격! 나도 할 수 있다> 등 그의 다른 책보다는 읽기가 좋다. 마라톤 마니아인 까닭에 서브쓰리(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를 내세워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내면을 드러냈다. 이 ‘서브쓰리’를 보면 원희룡의 제주제일고 시절 공부하던 모습이 나온다. 원체 공부를 잘했던 까닭에 그에게 학교수업은 되레 효율이 떨어졌다. 그래서 선생님들의 허락하에 모든 수업시간에 자신은 교실 맨 뒤에 앉아 자습을 했다고. #하리모토_이펙트 한국에는 잘 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 해 12월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남아공)에서는 파란이 일어났다.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인 하리모토 토모카즈(엘리트아카데미)가 13세163일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달성한 것이다. 중국의 10대 탁구천재로 불린 판젠동(세계 2위, 이제 막 만 20세를 넘었다)이 2012년 이 대회에서 15세329일로 정상에 올랐으니 하리모토 돌풍은 더욱 거세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탁구는 15세 이하의 카데트 부, 18세 이하의 주니어 부, 그 이상인 성인부로 구분한다. 물론 어린 선수가 기량이 뛰어나다면 상위부 출전이 가능하다. 하리모토는 카데트를 넘어 주니어 우승을 달성한 것이다. 심지어 성인 오픈 대회에 출전하면서 현재 세계랭킹이 64위에 달한다. 한국 국가대표를 지낸 김민석(79위), 최고 유망주 조성민(19 대전동산고 99위)보다 높은 순위다. #한국을_앞선_일본탁구 하리모토는 소속팀 명칭(엘리트아카데미)이 알려주듯 일본 탁구의 영재교육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초등학교 시절 이미 또래의 기량을 훌쩍 넘어선 그는 나이에 개의치 않고, 주니어 및 성인선수들과 겨뤄왔다. 고만고만한 또래 선수들과의 경쟁에 매몰되면 기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한국의 조대성(15) 박경태(14 이상 대광중)에게 졌던 하리모토의 기량이 탁구역사를 새로 쓸 정도로 일취월장한 것이다. 이는 하리모토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남아공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에서 남자단식을 비롯해, 남녀단체전까지 석권했다. 한국남자는 조승민이 단식결승에서 하리모토에게 패하고, 단체전에서도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탁구는_나이로_치는_게_아니다 이 대목에서 조대성과 박경태를 가르치고 있는 대광중의 김태준 코치의 말은 울림이 크다. “초등학교 6학년께 한국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 세계 최강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갑니다. 조승민도 조대성도 다녀왔죠. 그때 중국 코치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정도 선수(조승민, 조대성)는 중국에도 없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 한국선수들은 14세 무렵부터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요. 외국에서는 탁구는 나이로 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확고해요.” 실제로 카데트와 주니어 부에서 세계 정상권에 올랐던 한국의 그 많은 유망주들은 대체로 성인무대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그라졌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유남규, 유승민이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고 선배들과 겨루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것은 아주 드문 예외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_기준인_나라 그렇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나이를 중시하는 나라다. 공부도 그렇듯, 운동도 같은 또래끼리 집단을 만들어 그 안에서 경쟁할 것을 주문한다. 그냥 또래 최고만 되라고. 탁구의 경우 초중고 선수들은 예산부족으로 해외 오픈대회 출전이나, 전지훈련은 언감생심이다. 하리모토가 일찌감치 세계를 돌며 성인선수들을 상대로 탁구실력을 늘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마나 지난해 SBS아나운서인 손범규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국중고탁구연맹이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최고를_거부하는_문화 얼마전 제법 인기가 높은 표창원이라는 국회의원이 ‘공직자의 65세 정년 도입’을 주장해 논란을 유발했다. 그 취지를 떠나 같은 편으로부터도 ‘팀킬’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왜 그렇게 나이가 중요한가? 어리면 어떻고, 나이가 많으면 어떤가? 자기가 하는 일에 능력이 있으면 그만 아닌가? 73세에 대통령이 된 김대중을 제외하면 한국은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교육에서 기계적, 형식적 평등만 강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또 ‘나이의 함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한국은 얼마나 문화적으로 미개한 것인지 13세 하리모토가 탁구라켓으로 보여주고 있다. 1980~1990년대 미식축구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불린 제리 라이슨은 최고가 되는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고가 되고 싶으면 자기보다 약간 실력이 좋은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자기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만 보고 있으면 최고가 될 자격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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