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유사들의 휘발유 공급 가격이 2주 연속 하락했지만, 주유소 판매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급 가격 변화가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고는 하지만 가격 반영 시점이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넷째 주 정유사들의 보통휘발유 공급 가격은 리터당 1408.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셋째 주 가격(1442.7원)보다 30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그 전주인 1월 둘째 주(1467.8원)와 비교하면 60원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반면 주유소들의 휘발유 판매 가격 평균은 이 기간 계속 올랐다.

1월 둘째 주 1505.5원에서 셋째 주 1511.6원으로, 다시 넷째 주 1514.5원으로 정유사의 공급 가격 인하를 반영하지 않았다.

정유사가 공급가를 내린지 3주째를 맞는 2월 첫째 주에도 주유소 가격은 1516.5원으로 전주에 비해 소폭 올랐다.

정유사의 공급가격 변화가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1~2주가 걸린다고는 하지만 3주가 지나도록 정유사 가격 인하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름값을 계속 올린 것이다.

1월 초중반 비싼 가격에 들여온 재고가 남았다고 하기에는 지난 설 명절 대목에 탱크에 쌓인 재고를 현재는 전부 다 소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유소들이 저렴해진 가격에 휘발유를 들여오고도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가격을 더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충청과 강원, 전라, 경상 지역 등은 최근까지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10주째 이어진 전국의 휘발유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서울과 인천 지역 주유소들은 이미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서울 주유소들의 휘발유 판매가는 지난달 넷째 주 1616.0원에서 이달 첫주 1615.8원으로 소폭 내렸다.

인천 역시 같은 기간 9주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수도권 두 지역에서는 정유사의 공급가 하락이 주유소에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공급가격 인하가 일선 주유소에 반영돼야할 시기가 이미 됐다”면서도 “다만 주유소들은 정유사에 비해 가격을 올릴 때나 내릴 때나 비교적 천천히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들은 정유사들이 공급가격을 올릴 당시의 인상폭 만큼 따라가지 못해 이익이 줄었을 수 있다”면서 “국제유가와 정유사 공급가가 안정을 찾고 있는 지금 시점에 조금씩 보전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주유소 판매현장 점검 강화, 알뜰주유소의 가격 경쟁력 강화를 통해 불합리한 기름값 인상을 막겠다고 밝혔다.

주유소들의 추가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기름값을 억누르기란 쉽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 직접 나서 주유소 판매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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