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닷컴’을 운영하는 조갑제씨가 2008년 한 칼럼에서 ‘김정일의 천적’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대북강경론자인 남주홍씨를 일러 이렇게 표현했다. “김정일 정권의 본질을 꿰뚫고, 원칙적 입장을 견지”해 김정일로서는 난감하게 됐다는 투였다. 보수 논객인 그 보다 한 수 위라는 얘기다. 햇볕론자들에게 ‘반통일론자’로 몰려 용퇴해야 했지만 ‘퍼주기식’ 대북 정책이 결국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일관된그의 주장은 이제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확해졌다. 그 이전, 그는 이미 TV스타 해설자로 이름을 알렸다. 걸프전과 9.11 테러, 이라크 전쟁, 연평해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국가안보전략가로서 그는 관련 사안이 있을 때마다 단골로 얼굴을 내밀었다. 대표 보수논객이란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은 그가 지난날을 돌아본 자서전 ‘선비는 시대가 부른다’(북오션)을 펴냈다. 그가 늘 가슴에 품고 삶의 모토로 삼아온, 먼저 자신을 닦고 여건과 도리에 따라 벼슬길에 나서라는 퇴계 의 금언을 책 제목으로 삼았다. 책은 그의 인생의 첫 도전이랄 런던 유학에서 시작한다. “난 할 수 있다”는 말을 비행기안에서 몇 번이고 되새기는 스물다섯살 청년의 스스로의 북돋움이 인상적이다. 이런 강한 의지는 그의 이력에서 드러난다. 31세 국방대학원 교수, 국가안전기획부 특보,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차장, 캐나다 대사,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 그는 변신을 거듭했다. 지나온 삶을 일기처럼 담담하게 쓴 책은 길을 산책 하면서 주위의 것들을 관찰하고 생각의 끈을 이어가듯 자연스럽고 넓다. ‘빗물 젖은 빵’을 먹던 흙수저 유학기 등 생을 힘차게 일궈낸 인생역정과 실리주의 안보 통일론, 북핵다루기 등 공감가는 얘기가 많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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