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지탱하는 현 경제상황 “내수부진이 발목잡는다” 위기감
백화점식 단기처방 한계 지적 지원업종 따른 역효과 우려도 정부가 23일 내놓은 ‘내수 활성화 방안’은 당장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꺼냈다는 평가다. 수출이 지탱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내수 부진이 발목잡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하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지난달 전년대비 11.2% 증가하며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내수시장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93.3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악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여기에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요식업 등 서비스업종과 농수축산물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글로벌 경기불황과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제조업 등 고용부진이 심화되며 가계소득 증가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의 내수활성화 방안은 눈앞에 닥친 ‘소비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긴급처방으로 해석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거시정책의 차질없는 추진과 병행해 내수 위축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내수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과감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신속하고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과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내수 부진의 근본 원인인 실질 구매력 하락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21일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내수활성화 방안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서 과제를 망라했다”고 밝혔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대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백화점식 대책들은 당장 지표로 실감할 수 있는 내수 확대 효과에만 치중해 지원되는 업종ㆍ품목의 소비는 늘릴 수 있겠지만, 기타 업종의 소비는 감소해 전체 소비까지 정체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소득 계층별 구매력 하락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방안은 오른쪽 주머니에 든 것을 왼쪽 주머니로 넘겨주는 복지정책으로 소비진작에는 효과가 없어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 진작을 위해선 기업의 투자활동이 활발해져야한다”며 “정부는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서 투자를 확대하고 경기 활성화로 소비가 진작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단기효과에 치중해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컨대 최고 50%의 KTX 할인제도는 고속버스나 항공편 이용자 감소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대책 등과 연계해 큰 그림 안에서 일관성 있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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