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 저출산 문제를 또다시 여성들의 탓으로 돌리는 보고서가 국책연구소에서 나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4일 저출산 대책의 성과와 발전방향에 대한 주제로 개최한 ‘제13차 인구 포럼’에서 A 모 선임연구원은 황당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 계층별 결혼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 원인을 ‘고스펙 여성’에게 돌렸다.
이 보고서는 결혼시장에서 여성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며, 이것이 초혼 연령을 높이고 결혼시장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요인도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해결 방안으로 채용 과정에서 ‘불필요한 스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제시했다. A 연구원은 보고서 말미에서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상승한 여성들에게 ‘하향 선택 결혼’을 권장하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는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은 남성과도 결혼을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유배우율(혼인상태에 있는 인구의 비율)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거의 ‘백색 음모’ 수준으로 철저하게 기획되고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20대 위주의 여성 단체 ‘불꽃페미액션’은 A 연구위원의 보고서를 보고 “왜 성과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고스펙은 혼인을 막는 불필요한 것이 되냐”며 “이는 결혼 시 두 사람 간에 교환되는 가치가 남성은 사회적 성공, 경제적 부인 반면 여성은 성적 매력과 출산 가능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성을 가축으로 바라보았다고 비난했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선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 나온 결과로 볼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이다. 또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와 육아 비용, 여성들의 경력단절 등의 사회적, 문화적 문제 등을 배제한 근시안적인 연구 결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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