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조석래 전 회장(82)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그룹 회장직에 오른 조현준 효성 회장(49ㆍ사진)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효성가(家)의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조 회장의 젊은 리더십이 그룹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이날로 회장 공식 취임 100일을 맞았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경영 능력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해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등 사상 최대 성과를 냈던 실적 호조가 조 회장 체제 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2300억원, 2분기 2900억원 내외로 예측하고 있는데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등 주요 사업부문 모두 지난해 좋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이 강조하는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도 그룹 조직 문화에 점차 스며들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 당시 효성을 ‘경청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고객의 소리는 경영활동의 시작과 끝이고, 협력사는 소중한 파트너로서 세심한 배려 속에 상생의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경청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느낀 고충과 개선점이 기술 개발과 품질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으로, 작은 아이디어라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배려하고 경청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현장 경영으로 울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고객의 목소리가 제일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장 및 현장 출장 등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하겠다”며 “현장의 개선 아이디어를 칭찬하고 시상해 지속적으로 개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 고 당부했다.

조 회장 스스로도 사내 소통을 강화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조 회장은 의문이 생기면 과장급 등 실무 직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직접 통화를 하거나 사내 메신저나 메일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효성이 강조하는 상생 경영도 조 회장 취임 이후 흔들림없이 이어졌다. 효성은 지난달 열린 대구 국제섬유박람회에서 협력업체 10곳과 공동으로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마케팅 및 영업 지원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악재도 없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반대로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일부 사외이사들이 길게는 10년 가까이 재직해 독립적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효성은 감사위원을 새로 추천해 조만간 임시주총을 열 계획이다.

나일론 원료 생산업체 ‘카프로’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쓴맛을 봤다. 이 회사 지분 11.65%을 가진 1대 주주 효성은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현 경영진의 교체를 원했지만 소액주주 설득에 실패하며 표결에서 패배했다. 조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이같은 악재들을 딛고 효성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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