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 10년 동안 세금을 낸 근로자의 평균연봉이 21% 증가한 반면 이들의 1인당 평균 세금은 이보다 3배를 웃도는 7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가 소득세율을 낮추고 ‘증세 없는 복지’를 정책기조로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일부 소득공제 폐지와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을 통해 근로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꼼수증세’ 의혹을 낳고 있다.

18일 납세자연맹이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 등을 토대로 전체 근로소득세 신고인원 중 결정세액이 있는 근로자의 평균 연봉과 결정세액을 집계한 결과 이들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2006년 4047만원에서 2015년에는 4904만원으로 10년 동안 21%(857만원) 늘었다. 반면 이들의 1인당 결정세액은 같은 기간 175만원에서 306만원으로 75%(131만원) 증가해 급여인상률보다 3.6배 높았다. 또 결정세액이 없는 면세근로자를 제외한 근로소득세 과제자의 임금 총액은 같은 기간 249조4768억원에서 449조7351억원으로 80%(200조2583억원) 늘어난 반면 근로소득세 결정세액은 11조5664억원에서 28조2528억원으로 144%(16조6864억원) 증가했다.

전체 납세 근로자들의 결정세액 증가율이 이들의 임금총액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아 사실상의 증세가 이뤄진 셈이다. 실제로 근로자의 총급여에서 실제 납부해야 하는 결정세액의 비율인 실효세율도 같은 기간 4.32%에서 6.24%로 1.92%포인트 높아졌다.

납세자연맹은 정부가 2009년과 2010년 두차례 소득세율을 내렸지만,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폐지와 소득공제 신설의 억제, 2014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최고 세율구간 신설 및 최고세율 적용 기준 인하 등으로 세금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2012년 3억원 초과 급여소득자에 38% 세율을 적용하는 최고구간을 신설했고, 2014년에는 이 기준을 1억5000만원으로 내렸다.

특히 근로소득세 징수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꾼 2014년 이후 실효세율이 급증했다. 실효세율은 소득세율을 인하한 2009년 한때 3%대로 떨어진 것을 제외하고 2006~2013년까지 줄곧 4%대에 머물렀으나, 2014년 갑자기 6%대로 뛰어올랐다.

실효세율 추이를 보면 2009년 3.99%에서 2010년 4.37%, 2011년 4.54%, 2012년 4.69%, 2013년 4.86%로 완만하게 높아지다 세액공제로 바꾼 2014년 6.07%로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큰폭으로 뛰어올랐다. 이어 2015년에는 6.24%를 기록했다. 2014년 귀속분의 연말정산이 이뤄진 2015년 봄에는 ‘꼼수증세’ 논란과 함께 ‘연말정산’ 파동이 일어나 공제항목을 신설해 소급적용하기도 했다.

납세자연맹은 임금인상율보다 근로소득세 인상율이 높은 주된 원인은 ‘냉혹한 누진세’ 때문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미국과 영국, 노르웨이 등 19개국에서 시행중인 물가연동세제를 도입해 과세표준을 물가에 연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냉혹한 누진세’란 소득세 인상이 물가인상을 감안한 실질임금 인상분이 아닌 명목임금 인상분에 대해 이뤄지기 때문에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고 명목임금만 올라도 세금이 증가하며, 특히 과세표준 누진세율구간이 달라질 경우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구조를 말한다. 가령 연봉 7400만원인 근로자의 연봉이 100만원 오르면 경계지점에 있던 과세표준 4600만원 구간을 초과해 적용세율이 15%에서 24%로 크게 오르는 구조다. 물가연동세제를 도입하면 명목임금 상승에 따른 과도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