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생산직 근로자 A(35)씨는 야근하면 새벽 1시에 퇴근한다. 유치원 다니는 아들 보기가 어려워 마음이 아팠다. 유치원 등하원을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 아이의 기분이나 태도, 유치원생활 적응에 마이너스라는 걸 알게된 후 당장의 돈보다 아이의 인성이 먼저라고 생각해 육아휴직을 결정했다. 아이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을 갖게 돼 후회는 없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B(38)씨는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아내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고, 부부가 함께 자녀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부서 팀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줬고, 팀장이 적극 공감해줘 사내눈치 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들의 내면을 더 자세히 알수 있었고, 가족과 더많은 시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었다.
올해 1분기 민간기업에서 남성육아휴직자가 54.2% 증가하면서 전체 육아휴직중 1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남성 육아휴직자는 21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1명에 비해 54.2% 늘어났고, 전체 육아휴직자 2만935명 가운데 남성비율은 10.2%를 차지했다. 작년 3월 6.5%에 비해 3.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8만9795명 가운데 남성은 8.5%인 7167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2015년 다른 나라의 남성 육아휴직비율은 노르웨이 21.2%, 스웨덴 32%, 독일 28%, 덴마크 10.2% 등이다.
기업규모별로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보면 300명 이상 대규모 기업이 59.3%로 가장 높았다. 작년동기 대비 증가율도 68.4%에 이르렀다. 대규모 기업에서는 일·가정양립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중소 규모인 ‘10∼30명 기업’과 ‘10명 미만 사업장’에서도 50.7%, 30.6%로 각각늘어났다. 지역별 남성 육아휴직자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절반 이상(61.2%·1302명)이 집중돼 있었다. 제조업, 건설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종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았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의 1인당 월 평균 급여액은 69만6000원이었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100만원) 수급자는 2만9699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3%를 차지했다. 대규모기업 근로자의 41.7%, 중소기업 근로자의 23.1%가 상한액을 각각 지급받았다. 하한액(50만원) 수급자는 5415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6%였다.
육아휴직급여 특례정책인 ‘아빠의 달’ 이용자 수는 8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6명보다 94.0% 급증했다. 이 중 남성은 758명(89.5%)이나 됐다. 아빠의 달은 남성육아휴직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대부분 아빠)의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7월1일부터는 둘째 자녀를 대상으로 아빠의 달을 사용하면 상한액이 200만원으로 인상된다.
김경선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맞벌이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육아휴직 활성화는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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