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총량 등 규제 강화 ‘재탕’ 바뀌는 정권마다 탕감 ‘선심성’ 빚 없는 사회 ‘뜬구름’ 도 여전 “맞춤형 정밀대책 선별 접근을”

금융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빚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가계부채의 ‘3대 근본대책과 7대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약집 내용이 ’재탕‘에 ’선심성‘이며 ’뜬구름‘까지 잡고 있다며 사고의 틀 자체를 바꾸라고 지적하고 있다.

▶“재탕ㆍ선심성ㆍ뜬구름”=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의 큰 틀이 부채 조절과 서민 부채 탕감 등 지난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문 대통령의 ‘부채 총량 관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되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가격 안정을 도모하려는 모습이 참여정부 정책과 많이 닮았다”고 평가했다.

빚을 갚기 어려운 서민층에 대한 빚 탕감 정책 역시 지난 정부와 닮은꼴이다. 문 대통령은 취약계층 빚 부담을 줄이고자 최고 이자율을 20%로 일원화하고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소각해 빚을 갚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 부과도 금지키로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3년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채무를 조정했고, 2015년에는 안심전환 대출로 빚을 탕감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어렵고 불쌍하다는 이유로 매 정권 정부 주도의 커다란 빚잔치를 하고 있다”며 “먹을 거 입을 거 줄여 조금이라도 빚을 갚아나가는 사람들까지 도덕적 해이를 불러와 2년에 한 번씩 비슷한 정책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채 주도 경제에서 소득 주도 경제로 전환해 빚을 내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수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구체적인 대안없이 선언적인 부분이 많다”며 “새 정부가 실제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경제팀이 새로 꾸려진 후 구체적인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괄대응 보다 선별접근을=인위적인 총량 규제보다는 부실 가능성이 있는 부채를 관리하는 이른바 ‘미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00억원대 자산가가 투자를 위해 대출을 50억원 늘리는 것까지 정부가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총량 관리를 강화하다 보면 실수요자들이 꼭 필요한 상황에 대출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가계대출 수요자를 정확히 파악하는 미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괄적 부채 탕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채무 상환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개인워크아웃 등 기본의 제도를 활용해 개별 사항에 맞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 센터장은 “국민행복기금과 같은 행정명령 방식의 일관된 부채 탕감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개인 파산자들을 ‘과소비형’과 ‘생계형’ 등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싱가포르 법원의 ‘개인 파산’ 심리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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