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조사…협력사 63% “부당 단가결정 수용”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자동차부품 업체 A사는 매년 3%의 단가인하를 조건으로 대기업과 물품공급건을 계약했다. 1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거래보장을 전제로 계속 단가인하를 요구받는 관행이 지속됐다. 자동차의 경우 양산모델이 한번 개발되면 10년씩 생산되는데, 부품단가를 맞출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은 부당한 단가결정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납품단가 협상 때 대기업의 일방통행은 여전하다. 부당 단가결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체 중 34.9%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한 후 합의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지난 3∼4월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 300개 사를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부당 단가결정 애로조사’를 실시했다.

또 거래관계 지속 보장을 전제로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3.3%였다.

대기업이 부당하게 단가를 결정하는 이유는 ▷과도한 가격경쟁(58.1%) ▷경기불황(14.0%) ▷업계관행(11.6%) 등이 꼽혔다.

협력사들은 부당한 단가결정에도 62.8%가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했다. 따라서 대기업의 가격경쟁에 따른 부담이 협력업체로 전가돼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원가 구성요소 중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는 항목은 노무비(47.9%)와 재료비(38.7%)였다. 경직성 비용이 86.6%에 달해 원가절감 여력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일방적 책정 등 부당 단가결정 행위를 경험한 기업은 전체 14.3%였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종이 19.3%로 가장 높았으며, 전기/전자(15.9%), 자동차 (13.3%)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확한 납품단가 산정이 어렵다는 산업특성과 해당 업종의 불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일방적인 단가 인하보다는 공정한 방법을 통해 협력업체와 함께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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